카사모정담란

추억의 하루

김두호 8 578 2003.06.24 17:26
76년부터 교직에 몸을 담았다가 77년에 고1 담임을 처음 했습니다.
한적한 시골의 농촌 학교(마산 인근) 였고 남여 공학의 두 학반 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처음 발령을 받은 곳이고 첫 담임을 해서인지 항상 가슴에 와 닿는 녀석들이었습니다.
일요일날 마산에서 모임을 한다고 연락이와서 갔더니 불혹의 나이도 지나 같이 늙어가더군요.
43 또는 44 살에 대학생 자녀를 두거나 고둥학생 자녀를 두고 있지만 예전의 그 모습으로 돌아가 어리광 아닌 어리광으로 좌중을 웃기고 세상 살아온 얘기, 매맞던 기억들을 되살리면서 자녀를 두고보니 그 당시에 왜 맞았는지를 이제사 이해를 하겠답니다.
남여 모두 저에겐 그때의 고1 과 고2의 기억만 남아 있는데 변해버린 그들을 보면서 이제 다시 스스로를 돌라보게 됩니다.
교직을 택한게 정말 잘 된것이구나. 천직으로 살아온 과거가 이젠 후회스럽지는 않습니다.
공부 좀 하던 애들은 공무원, 회사원으로 있고 말썽부리고 매맞고 속을 태우던 녀석들은 사업을 한다거나해서 오히려 더 잘사는 것 같더군요.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란 말이 문득 생각납니다.
같이 근무하던 샘들은 교감, 교장으로 승진해 있는데 저는 평교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같이 부댖기면서 살아가는게 더 나은 삶이란 생각이 듭니다.
정년이되는 날까지 교단에서 가르칠 수 있는 힘만 있다면.....

Comments

강현빈 2003.06.24 17:51
  김두호님 화이팅
저와 친한 고등학교 친구중 대부분이 교사입니다
물론 이들이 학교 다닐때 공부를 잘했고요
그런말이 있지않아요 공부 잘하면 선생 아니면 공무원 이라고
1등은 교수, 2등은 산자부 3-8등은 고등학교 교사 정말 이상합니다
그 다음이 수자원등 공사 군인 등등... 57명중 54명이 대학교에 진학
20등안의 친구는 모두 교사 또는 공무원(군이 포함).......
제일 잘올라간 친구가 올 3월에 교감
모임에 나가 교사 친구들의 학생 담 듣는 것이 제일 재미있고
그중에 제자가 찾아왔다는 대목에서는 부럽고
요즈음은 3학년 담임 이외에는 제자가 없다는 말에는 서글품을 느끼고
교사들의 권위를 운운할때 마다 옛날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가르침과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문제있는 학생도 꼼짝하지 못하던 생각이 문득 나고는 합니다
사랑과 정성과 위계가 살아있던 그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겠지요
우리는 지금도 1년에 두번 반창회를 하는데 3학년 담임 선생님은 꼭 모시고 합니다
정년을 하시고 교육위원도 하시고 지금은 야인이 되셨지만
다시한번 김두호님의 화이팅을 외칩니다 
이진 2003.06.24 19:28
  김재섭선생님...
저의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이십니다.
고3 담임으로 얼마나 힘이드셨을까요..

저는 그 무렵 하늘같은 어머니를 잃고 방황하며
늘 허공을 쳐다보는 아이였습니다.

김재섭 선생님...
따뜻한 친구같은 선생님의 배려로
정말 순조로운 고3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분이 몹시 그립군요

김두호님
건강하시고
정말 소중한 나날 되세요 ^^*
길동호 2003.06.25 06:03
    뜻 담긴 짧은 김선생님의 글을 보니 교사이심이 당연하심을 보게합니다. 누구를 가르치고 지도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아닛듯 합니다. 그래서 세간에는 교사를 비교하여 하는 말이 있지 않나요?..... 그만큼 수고와 피를 짜내는 마치 카들이 산란에서 포란 그리고 부화하여 유추와 이서까지의 모습으로 ..... 그만큼 수고와 은혜가 있는것 아닐까 합니다.
  선생님은 유실수를 심는 심정이 아닐까요. 사랑과 애정으로 함께하는....  '선생님'은 떨리는 단어 입니다. 김두호 선생님, 시간이 지난 후 선생님의 사랑을 배운 친구들이 나라와 지역에서 아름다움으로 남을때 결실한 유실수의 진가를 아시리라 생각해 봅니다. 소망을 심고 꿈을 심고 기다리는.... 그들의 손에 나라의 장래가 걸려 있음을 봅니다. 김 선생님 힘 내십시오.
샬로옴!!
 
김두호 2003.06.25 09:26
  이진님!
보고싶다고 느낄 때 만나보세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물질적인 것도 필요 없답니다. 그저 사랑과 감동 그 자체가 스승과 제자를 엮어주는 고리가 됩니다. 무척 반가워 하실거구 항상 머리속에 기억을 가지고 계실겁니다.
김두호 2003.06.25 09:35
  리플을 달아주시고 쪽지를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처음엔 교직에 대한 방황도 많았고 그래선지 중간에 서울에서 1년간 회사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2년전 아이러브 스쿨에 홈페이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세 학교를 거쳐 오늘의 학교로 왔기에 제자들도 참 많이 있습니다.
너무 많은 제자들이 등록하여 글을 올리는 바람에 아이러브스쿨 메인 메뉴에 한달간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흐뭇하기도 합니다.
이진 2003.06.25 09:43
  김두호님...
그렇지않아도 어제 줄곧 선생님 생각을 했습니다.
전 보고싶다고 느낄 땐 주체를 못하는지라
여기저기 알아도 보고.....

정말 이 주가 가기 전에 보고 말겁니다. 지금 제 심정이네요 ^^

반곱슬에 미소가 잔잔한 선생님은
제가 연락드리면 지난 시절 절 기억하실까요...

마음이 설렙니다.

오늘도 고등학생같으신 모습으로 행복하세요 ^^ 김두호님....
 



 
김두호 2003.06.25 10:03
  반곱슬에 미소가 잔잔하면 바로 난데 ....???? ^0^
분명 기억을 하고 계실거라고 단언을 합니다.
제자들은 날 알아보시겠나 라고 생각을 많이 하죠.
그리곤 저 기억을 하시겠어요 라고 말을 많이 합니다.
그 시절로 돌아가서 선생님과 미쳐 못다한 얘기도 나누세요.
박진영 2003.06.25 11:03
  김두호선생님~
선생님 글로 인해 모처럼 어린 시절 선생님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어릴 때 선생님 중에 지금도 연락을 드리는 선생님이 두 분 계시는데 오랜만에 또 연락을 드려야겠습니다.

제가 젤로 좋아했던 선생님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입니다.
제가 번식시킨 사랑새 한쌍을 새장에 곱게 넣어 선물로 드렸던 분이었고...
5-6학년 때는 다른 반 담임이셨는데 매일 방과 후에 놀러가서 새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매일 놀러가서 쓸데없는 새 이야기를 해도...
한번도 지겨운 내색을 안하시고 제 이야기를 다 들어주시고...
참 따뜻한 선생님이셨죠.
학생 하나 하나를 기억하고 챙겨주시는 분이었습니다.

남편분을 따라 한동안 미국생활을 하시다가 작년에 한국에 들어오셨죠.
그래서, 즐거운 식사를 하며 제가 만들었던 조류도감 한권을 선물했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 왈
"너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나에게 새에 대해서 자꾸 공부하게 만드는구나" ㅎㅎㅎㅎ

많은 제자들이 다시 찾는 김두호 선생님...
한번도 뵌 적은 없지만 참 따뜻한 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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