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카나리아관한자료발취

박인제 3 544 2004.10.26 12:29
사람이 기르는 애완용 새로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가 카나리아.
아프리카북서부 대서양에 있는 카나리아 제도가 원산지인 이 새는 16세기에 유럽으로 퍼져나가 수많은 종류로 개량됐다. 100여년 동안 다양한변종이 만들어져 색상과 몸매가 제각각이다. 카나리아를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가 공기가 깨끗해야 한다. 탁한공기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19세기 유럽과 미국의 광원들은 이런 카나리아의 특성을 안전수단으로 활용했다. 무색무취의 유독가스를 확인하기 위해 카나리아 새장을 갠내에 걸어놓았다. 카나리아가 노래를 멈추고 횃대에서 떨어지거나 비틀거리면 갱내에 유독가스가 있음을 알고 대피했다. 여기에서 '탄광 속의 카나리아처럼(like a canary in a coal mine)' 이란 말이 유래됐다고 한다. 이는 쉽게 알 수 없는 위험을 알리는 사람 또는 상황을 뜻한다.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저자로 유명한 현각 스님은 한 글에서 한국에도 한국의 '탄광 속의 카나리아'가 있으며 이 카나리아가 죽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많은 현실을 걱정한 것이다. 자살의 원인이 무엇이든 자살하는 사람이 이처럼 많은 것은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징표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20대와 3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었고, 자살한 사람 중 에서는 40대가 21%로 가장 많았다. 한창 장밋빛 열정에 휩싸여 있을 나이에 희망을 잃고 세상을 등지는 20~30대, 그리고 가뜩이나 부담이 큰 시기에 위아래로 이리저리 치이는 현실을 이겨내지 못하는 40대의 우울한 모습이다.
얼마 전엔 또 다른 카나리아 소식이 미국에서 날아왔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가 한국을 세계 경쟁의 '탄광속의 카나리아'라고 부른 것이다. 한국의 경제지표가 '끔찍한 지경' 이라며 한국 경제가 비실거리는 현상이 세계 경제 침체의 전주곡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 경제의 체질이 경제 여건 변화에 취약해 가장 먼저 비틀거릴 것이라는 의미다. 듣기 좋은 말은 아니지만 딱히 반박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의 카나리아가 죽어가고, 한국이 세계 경제의 카나리아란 말을 듣는 신세로 전락한 것은 이를 방조한 우리모두의 책임이다.      - 중앙일보2004년10월24일 분수대에서 발취 (이세정 논설위원)-

Comments

김동철 2004.10.26 14:50
  저도 그저께 중앙일보 칼럼을 보고 씁쓸한 마음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제목이 "카나리아" 이기에  혹 해서 보았더니.....
 우리나라 경제를 " 탄광속의 카나리아" 로 비유한 반갑지 않은 글이었습니다.
권영우 2004.10.26 21:24
  맞습니다.
카나리아가 지금은 type, color, song 카나리아 등의 관상용이지만,
그 전에는 사람을 대신하여 독가스를 감지하는 용도로 사육되었다더군요.
세계 경제속의 카나리아가 멋진 노래와 말림과 덩치로 희망과 자부심을 줄 수 있도록 기대해 봅니다.
이윤홍 2004.10.27 14:42
  섭쓸한 얘깁니다.
한국을 탄광속 카나리아에 비유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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