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솔로몬의 지혜는 아니지만요.^^

이진 10 564 2003.07.16 08:07
얼마전
한 달에 한번 갖는 여섯 자매의 모임이었습니다.
바쁜 둘째 언니를 제외하고 모두 모인 자리...

야생화를 베란다 가득 키운 셋째언니 집에서 실컷 야생화 구경하고
언니가 컴퓨터에 저장해놓은 음악... 가수 이은하의 청춘을 비롯해 예전 음악도 듣고
생물도감도 열심히 쳐다보며 즐거이 보내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돌아왔습니다.

-큰언니 (참 발 넓습니다)
우리 양고기 먹을까? 언니가 맛 끝내주는데 알거든?

-셋째언니 (허준에 이은 아줌마 허준으로 무지 박식합니다 주특기는 뜸뜨기입니다)
큰언니! 고지혈인데 고기먹으면 돼? 그러지 말고 건강생각해서 보리밥이나 먹자

-넷째언니 (한 미모합니다)
그냥 가까운데서 팥죽이나 사먹을까... 칼국수나.... 멀리 가기 싫은데........

-터프 다셧째언니 (늘 고기를 즐겨합니다 술은 전혀 못합니다 줄곧 짚차만 몰고있습니다)
 진이가 고기를 안 좋아하니 오늘 진이 고기도 먹일 겸 갈비나 뜯지~ 내가 화끈하게 한 턱 낼게 ...

역시 날 잘 챙겨주는 터프언니...
어릴 적 엄마사랑 독차지한 절 질투하느라 엄마만 안 계시면 마구 때려서 그런지
지금은 참 잘해줍니다. 좋은 내 언니.....

이래저래 눈치보면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조용한 발언들입니다.
결국 언니들은 생물도감을 열심히 보고 있는 제게 시선이 꽂히고..

-그래, 우리 진이가 먹고싶은 걸로 통일하자 말해봐 진이야
-뭐? 음...

정말 난감하데요. 말없이 가만있는 날 보고 결정하라니
평소에 음식엔 별 관심도 없는 나한테
원하는 매뉴도 저리 다양한데...
날 쳐다보는 언니들의 저 부담스런 눈빛들.
양고기냐 팥죽이냐 갈비냐 보리밥이냐...
어쩔 것인가..
아.... 이럴 때 솔로몬이시여 !  지혜를 주소서...

좋아 언니들 따라와...

결국 얼마 후 저는 대형 분식점엘 들어갔습니다.
양식 중식 한식... 다양한 그 분식점에.....

이 때 뒤에서 절 따라 올라오는 언니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
으메... 괜히 진이한테 결정하라 그랬다...

언니들아~~ 양고기는 없지만 고기도 있고 팥죽도 나오고 보리밥대신 비빔밥 시키면 되고 난,,
언니들 거 이것저것 뺏어먹고... 하하하 빨리 들어가자아~~~

말없이 쭈욱 길게 따라 들어오는 언니들...
이제 다시는 저더러 이 어려운 결정을 맡기지 않겠죠? 후후

긴글 읽으시느라 애쓰셨어요
좋은 하루되세요 ^^

Comments

Web Master 2003.07.16 08:34
  ㅎㅎㅎ 형제 자매가 많다는 것은 참 축복이지요.

요즈음 아이들은 혼자 큰 아이들이 많아서 사회성이나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떨어진다죠?

정말 이해가 가는 말입니다. 적어도 2명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조금 많이 낳고 싶은데... 실제로 아빠가 되는 9월이 되면 그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지요... ^^

이진님 글 잘읽었습니다. 언니들이 많아서 모이면 너무너무 재미있겠습니다...
김두호 2003.07.16 10:06
  현제가 무척(?) 많으시군요.
그것두 복이랍니다.
부모님이 고생을 하셨고 성장하고 나면 그렇게 좋은걸....
부럽습니다.
항상 복되고 애정이 가득한 정이 철철 넘쳐 흐르기를 바랍니다.
길동호 2003.07.16 15:09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았드랬습니다. 요즘은 아닐런지도 모르지만요. 뒤에 가시는 부모님이 계셨다면 더욱 대견해 보이셨겠습니다. 이런 모습이 큰 일에도 바쁘지 않았으면 모두에게 힘이되리라 봅니다. 막내인가봅니다.
  좋은 모임의 힘이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어떨런지요? 형제의 어울림이 가족이란 우리를 말하는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좋으시겠습니다.
평화! 
김은실 2003.07.16 16:42
  길동호님의리플은 언제나 은혜와 감사가 뭍어있는것 같아여..
부럽습니다....(전 그러치 못해서여)
이진 2003.07.16 17:23
  오늘 제대로 된 복날이 맞네요
이곳은 매미소리에 귀청이 달아날것만 같네요

복날 삼계탕 말고 저는 냉면 먹으러 갈래요
무지 잘 하는 곳이 있거든요

여러분들...
초복 잘 이기시고
올 여름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
김혜진 2003.07.16 18:21
  간만에 댓글 한번 달아 봅니다.^---^

언니들이 입맛 다신다고 하셨던것 같은데 ... 강아지는 무사히 초복을 넘기셨나? 모르겠내요.

배고픈 시간인데 자꾸 먹는 얘기 나오니 배가 더 고파지는군요. 아이고 꼬르륵~입니다.
이진 2003.07.16 21:00
  그렇잖아도 오늘 내내 전화통에 맘 졸였습니다.
무사히 언니들의 전화는 없군요
며칠전 강아지를 보더니 아직 오백원짜리 통닭수준도 못되는
강아지 뒷다리라며 눈으로 확인하고 다녀갔습니다. 언니...... ^^

복날 근사한 음식 드셨나요?
전 냉면의 유혹에 빠지고 돌아왔습니다.
넘 시원해서 말이죠.......
김은실 2003.07.17 00:55
  서방님 지송합니다...
집사님들이랑 낮에 공원에서 삼겹살 잘구워먹고....
수박도 넘 맛있게 먹었는데....
서방님은 굶으셨다니...
절 내 치소서....
박상태 2003.07.17 21:00
  ㅎㅎㅎ 내치시다뇨.. 말도안돼!! ^^
김은실 2003.07.18 16:47
  역시 박상태님은 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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