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

홍지연 9 539 2005.11.11 18:56
그동안 카사모에도 발길을 못하고,
오늘 카사모를 들어와보니,
여러일들이 있었네요.
전시회를 꼭 가보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그게 제일 아쉽습니다.
여러가지 카나리아의 자태도 보고, 회원님들과 여러가지 얘기도 나눠보고 싶었는데...

그동안, 제게는 제평생 가장 어려운 일이 지나갔답니다.
길지않은 인생이지만,
그래도 곁에서 평생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실줄 알았던 친정어머님이,
큰수술을 받으시고,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어머님이 간에 결석이 생겨서, 수술을 받으셨거든요.
수술 며칠전까지도 그냥 간에 돌이 생겨서 수술받으신다고 아버님께서 얘기하셔서,
요즘은 레이저로 수술을 한대는데, 왜 우리엄마는 배를 째고 수술을 받나???
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수술 며칠전에 아버지가 병실밖에 나아서,
엄마 몰래, 얘기를 하시더군요.

간의 40%정도를 잘라내야 하는 수술이라고....

자식들 걱정하실까봐 얘기도 안하시고,
그나마,
본 당사자인 엄마는 놀라서 쓰러질까봐 당사자에게도 얘기 못하시고,
속으로만 그 큰 짐덩이를 맡아서 속쓰려 하셨을 아버지를 생각하니,
마은 한켠이 싸해오더군요.

그와 동시에,
최소가 5시간이요. 길어지면 8시간이라는 수술이라는데,
수술이란게 잘못되어서,
그대로 가시면 어찌하나...라는 생각도 들고,
여러가지 생각에 며칠동안 잠도 제대로 못이루는 나날이 지속되었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저 자신은 20대에 발가락의 인대가 끊어지는 바람에 인대수술(발가락 인대가 끊어져서, 종아리까지 갈라서 인대를 잡아서 이어주는 수술 )을 해서 전신마취했고, 몇시간 수술을 하고,
애도 제왕절개를 해서 낳았는데, 마취가 안꺠어나서 집안식구들을 고생시켰던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엄마는, 수술은 커녕, 병원이 무서워서 가까이도 안가시던 분이었거든요.

수술은 수술대로 길어지고,
11시간이 지나도록 수술실에서 나오지 않으셔서,
아버지는 '이러다 죽는거 아닌가. 그냥 수술시키지 말고, 집에 데려갈걸 그랬나보다'라는 생각까지 하시게 하고,
12시간만에 수술실에서 나오셨답니다.

며칠을 울고불고 하면서,
40을 바라보는 제가 눈물콧물 짜내가면서 (그와중에 딸아이가 볼까봐, 얼굴 가리고 있었다는..ㅡㅡ)
그렇게 맘고생을 했는데,
벌써 수술한지 일주일이 되어가네요.

지금은 빠른 속도로 완쾌가 되고 계시지만,
이번에 절실히 느꼈답니다.

부모님이란,
언제나 건강하게 우리곁은 지켜주시는 그런 '철인 28호'는 아니시구나....

그래서, 더 살갑게 굴려고 노력하는 딸이 되었답니다^^;;

제가 '우리엄마 죽을지도 모른다' 며 울고불고 하니까,
우리 신랑이 놀랐나 봅니다.
생전 눈물 안흘리던 사람이 울고불고 하니까 무척이나 놀랐는지....
'만약 무슨일이 생기면, 아버지는 우리가 모시자'라는 말까지 나오는걸 보면,
신랑도 무척이나 당황스럽고, 안쓰러웠나 봅니다. ^^;;;;
말이라도....라는 생각이 들어도, 고맙더군요.

아무튼,
11월은 그렇게 정신없이 다가와서, 정신없이 그렇게 흘러갑니다.
엄마때문에 놀란가슴 쓸어내렸던 11월이,
제가 가르치는 애들 성취도 평가때문에,
또 바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과외선생님), 시험때문에, 애들 휘어잡느라,
또 그렇게 하루가 바쁘게 갑니다 ^^;;

겨울이 성큼 다가오는데,
여러분들 건강하십시요^^*

Comments

배형수 2005.11.11 19:14
  초생달 앞새우고
뒤따라 나선 달이
하늘길 십리 쯤 바래다 주고
이튼날 시오리
더 바래다 주고
밤마다 익힌 길 이제 서투르지 않네
달이 하늘을 오르는데
키웠던 보람 숨기고
멀찌기 서서 조심히 가거라
잠별 보살피다 잠드는
샛별같은
모녀간이라,,,,,
배락현 2005.11.11 21:34
  부모님들은 자식에게 모든 것을 바치지요..철드나 싶으면 부모님은 어디론가 떠날 준비를 하시는 듯 하고....
홍지연님! 오랜만이시네요.
님의 어머님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느껴지네요... 어머님의 쾌유를 빕니다.

박상태 2005.11.11 23:32
  홍지연님, 큰 일이 있으셨네요...

어머님께서 빨리 완쾌되시길 빌겠습니다...

정말 부모님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되네요...
강계수 2005.11.12 00:55
  얼마나 힘드셨어요
어머님의 대한사랑이 절실히 느껴지네요
속히 완쾌하길 기원합니다.
김두호 2005.11.12 08:18
  빠른 시간에 완쾌 되시길 빌어봅니다.
자식은 부모가 아파야 효자 효녀가 되나 봅니다.
좋은 시간되세요
권영우 2005.11.12 08:41
  홍지연님!
힘 내십시오.
정말 힘든 시간들이었겠네요.
더구나 어머님의 힘든 수술을 지켜보시는 자식의 마음이란.....
전 몇년전 어머나 대장에 있는 용종을 제거하는 시간 30여분도 힘들던데.....
이제 어머님 회복하시는데 최선을 다하시면 될 것입니다.
쾌유를 빕니다.
김수영 2005.11.12 09:35
  더 좋은 일이 생기려나 봅니다.!!!!!!!!!!
강현빈 2005.11.12 12:57
  항상 누군가가 내 곁에 있어 줄 것 같지만
필요한  순간에 돌아보면 아무도 없습니다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어 주기를 바라지 마시고

누군가의 옆에 있어주기 위하여 찾아 가십시요
그것이 누군가를 항상 내 곁에 두는 최선의 길입니다
저도 요즈음은 웬만한 모임은 특졀한 일이 없는 한 참석한답니다
정화영 2005.11.12 18:09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
.
홍지연님의 글을 읽으면서
문득 어머님이 생각나는군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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