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re] 제가 철망새장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이유

박진영 8 632 2003.08.13 10:00
윤성일님의 글을 읽고...
비슷한 내용이긴 하지만 제가 철망새장을 선택한 조금 다른 이유를 말씀드리려고...
미리 말씀드리지만 윤성일님의 글처럼 심오한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 철망새장을 쓰기로 작정했습니다.
이유는 손용락님 말씀처럼 사람 중심으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저희 집에는 여러가지 색, 여러가지 모양의... 여기저기서 한개두개씩 가져다 놓은 새장들이 무질서하게 있는데...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보기도 나쁘고 해서 새장을 통일하고 바꾸려고 잠시 고민을 했었지요.

원래는 나무새장의 여러가지 장점들을 생각하며...
나무새장을 쓰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집사람과 아이들과 이야기하던 중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저희집 베란다에 있는 새장을 마루에 앉아서 쳐다보면...
보는 재미가 참 좋습니다.
베란다에 나가지 않고 마루에 편히 앉아 차를 한잔 마시며 고개만 돌리면 모든 새장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새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감상하는 맛이란 끝내줍니다.

그러니 제가 직장에 출근해도 가족들이 많은 시간을 새들을 보며 이야기하고 행동을 보며 즐거워하고...
자연히 새 한마리가 조금만 이상해도 즉시 제게 전화를 합니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관찰하는 것은 새들의 관리에 장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과 새들의 친밀감을 높이는데도 좋구요.

그런데, 나무새장을 사용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하는 것 중 하나가...
입구가 마루 쪽을 향하게 되면 새장이 빛을 등지게 되니 어두운 동굴에 사는 카나리아가 되고...
새장을 창쪽을 향하게 놓으면 마루에서 새를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좁은 베란다로 나가서 새장 앞에 코 박고서 새를 보아야 하는데...
새들과 사람, 서로 불편하겠지요.

그래서, 가족들하는 말,
나무새장으로 바꾸고 창쪽으로 배치하게 되면...
눈에서 안 보이니 자연스럽게 새들이 멀어지게 되고...
키우는 재미도 없어지게 되고...
그렇다면 새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꺼라고 하더군요.
상당 부분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요사이 베란다에서 노는 새 쳐다보는 재미를 가족들이 엄청 즐기고 있거든요.
20여마리의 새에게 이름 하나씩 붙여놓고...
제가 퇴근하면 한마리씩 이름을 대며 관찰했던 재미있었던 행동을 입에 거품을 물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그 재미를 나무새장으로 막으면 안되겠더군요.
저야 아침 저녁으로 잠깐씩 시간내어 새 보고...
그것도 출장가면 못보니...
적어도 이런 문제에 있어선 가족들의 의견이 참 중요한 것 같더군요.

그래서, 동일한 크기의 철망새장으로 바꾸는 정도에서 새장 정리를 마무리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이상 새보다 사람이 우선인 이상한 집의 이야기였습니다.ㅎㅎㅎㅎ

Comments

손용락 2003.08.13 13:29
  그렇게 배열하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거실 쪽은 아니고 작은 방 앞입니다.
그런데 카나리아의 경우 거실 조명 으로 인한 활동 시간 문제로
번식/발정기 사이클이 엉망으로 얽힐 텐데 어쩔실건가요?

그래서 저의 경우는 작은 방 커튼은 항상 닫혀있습니다.
그리고 새장들은 콤비락으로 짠 틀 속에 칸칸이 들어가 있고
각각 새장에는 Canopy 형 가리개가 있답니다.
낮에는 새장 위에, 저녁에는 앞으로 잡아당겨 내리면
새장 전면 대부분을 가려버립니다.
박진영 2003.08.13 14:05
  저 혼자서 즐기는 취미가 아니라...
(새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가족들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로 만들려고 노력하다 보니...
한마디로 가족들도 모두 새를 좋아하게 꼬시려다 보니..ㅎㅎㅎ
철망새장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제가 제일 염려하는 부분도 바로 거실의 조명이 새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새장 앞으로 막을 것인가, 아니면 거실 유리를 막을 것인가...
곰곰히 생각하다가 (아직 최종 결정은 아니지만) 거실 유리에 브라인드를 설치할까 생각 중입니다.

일단 거실 쪽에 설치하면....
내리고 올릴 때 새에게 방해를 주지 않고, 베란다에 나갈 필요도 없을 것 같더군요.

일반적인 브라인드는 빛의 상당량이 투과되어 빛 차단효과가 적지만
'암막'이라고 부르는 것 같던데 완전히 빛을 차단하는 것이 있더군요.

그래서 그 놈을 설치해 볼 계획입니다.

그러면 필요에 따라 별도의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거실의 조명과 브라인드를 이용해...
인공조명의 시간을 쉽게 조절할 수도 있고...
번식주기도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물론 생각처럼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만,
이 방법이 실패하거나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또 다른 보완책을 강구할 계획입니다.
손용락 2003.08.13 15:08
  아주 멋진 아이디어 같습니다.
저도 예전에 한참 검토 했습니다만.....
계속 우기다가는 와이프한테 뒤지게 맞을 것 같아서....ㅎㅎ
문제는 집에 놀러오시는 분들이 까만 블라인드를 보면 이집 참 요상하다 하시지 않을래나???

그기다 타이머와 전동장치를 달아서 시간되면 졸졸 내려오고 올라가면 참 쥑일텐데....
방금 제자리 뒤에 있는 것 줄을 잡아당겨봤거든요. 될 듯도 한데.... 갈수록 퇴산임다.
박진영 2003.08.13 15:49
  집 근처에 있는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한가지 보았는데...
앞쪽은 갈색이고 뒷쪽은 검은색이었습니다.
1.2m 길이가 3만 ?천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니 거실에서 보았을 때 예쁜 색은 아니지만..
갈색이니... 손님이 요상하다고까지는 생각지 않으실 듯 합니다.
단, 집 주인의 취향이 칙칙한가보다 라고 생각할 우려는 있습니다.

전동장치를 함께 설치한다면 정확하고 편리할 것 같은데...
현 단계에서 그런 얘기를 꺼낸다면 집사람에게 맞을 가능성이 있는 관계로...
일단은 저희 집의 값 없는 노동력을 이용해 본 후 생각해야할 것 같습니다.ㅎㅎㅎ
윤성일 2003.08.13 17:25
  쩝!! 기껏 적용한 아이디어가 커텐에..  블라인드에.. 타이머.. 전동장치 등등..
쿡!!

이사님과 박사님의 대화라면..
사회의 발전과 국가의 안정, 범세계적인 평화..
뭐 이런 걸 위하는 것이어야 하는것 아닌가?? ^0^ ㅋㅋㅋ

좀 더 발전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라면 좋겠구마이..

딴지돌이.. appaloosa..
박진영 2003.08.14 09:41
  ㅎㅎㅎ

조국과 민족, 세계평화....
이런 것도 물론 평소에 걱정하고 있습니다.^_^;

카사모에선 카나리아를 주로 생각할 뿐입니다.ㅎㅎㅎ

타이머와 전동장치...
건설적인 것 아닌가요~
파괴적인가요?? ㅋㅋㅋ
강현빈 2003.08.14 10:20
  저도 새를 베란다에 키우고 있습니다
거실의 불을 켜지 못하게 한다고 아이들한테 핀잔도 듣습니다만......
거실의 커텐으로도 카나리아들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을수 있습니다
어두워질 무렵만 켜지 않고 일단 잠들면 불을 켜도 커텐에서 일단 걸러주어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잠을 자더군요(작년 가을부터 올해까지 번식에 영향을 받지 않았음)
물론 간혹 한두놈 예민한 놈이 깨서 울때는 다시 불을 꺼야하지만 대개는 ......
저는 전면만 철망인 나무장이고 새장의 전면은 거실과 90도 방향입니다(간접 조명이니 왠만해서는...)
김은실 2003.08.14 22:41
  저희집은 울집..이방 커텐요....
검정색 로만ㅅ ㅞ이이드 인데요..

새장은 거실쪽에있고,,

거실에 커텐은 하얀레이스천이고..

해서 맨날 거실에 불을 끄고 살았거든요..

근데 일요일에 ,,이방쪽으로 옮길려구요..

그럼 거실에 불을 켤수가있고 새들도 컴컴한 밤을 보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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