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발상의전환 02] 나무새장 vs. 철망장

윤성일 10 1,551 2003.08.12 03:08
2. 나무새장 vs. 철망장

언젠가!! 나무새장과 철망으로 된 새장의 장단점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도 나왔더랬습니다.
기실 나무새장을 선호하시는 분들과 이의 단점을 피력하면서 철망장을 고집하시는 분들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의 화두가 되어왔었던 듯 합니다.

사실, 각각의 장이 갖는 장점 외에 동시에 단점 또한 적지 않은 편이라, 무어라 마무리짓는 일갈은 그다지 의미없는 일인줄 알고 더불어 새로운 논란의 소지를 제공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이전 사료배합의 경우와 함께 보통은 간과하고 있던 단점에 대한 나름대로의 주관을 피력해 봅니다.


2.1 일광의 부족

저도 개인적으로는 나무새장의 깔끔함과 단정함에 많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솜씨좋은 분들이 직접 만든 새장을 접할 때는 흡사 잘 만들어진 가구를 보는 듯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더군요. 가정에서 방안에 새장을 놓고 즐기기에는 가장 이상적인 소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새장 자체의 아름다움은 잠시,
나무새장안을 들여다 볼 때마다 언제나 "좀 어둡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특히, 대부분의 새장들이 실내에 놓여있음을 감안한다면 어떤 경우에는 새장안의 새들을 찾는 데 잠시동안의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물론 이는 저 같이 시원찮은 눈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에는 더욱 심한 편이겠지만.

저의 집 새들의 경우, 맑은 햇빛이 비취는 아침 이른 시간엔 "유리창에 달라붙어 있는 파리들"의 형상으로 옹기종기 철망에 붙어 햇살을 즐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관찰하곤 합니다. 꾸물꾸물한 날들이 지속되다가 살짝 비추이는 맑은 햇살은 비단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이거니와 건강한 정신을 갖기에도 필수적인 요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많은 개체를 사육하시는 분중에는 실내나 지하공간 등 태양광이 들지 않는 공간에 오랫동안 새장을 두고 있는 분도 계실 것이고 일광은 건강의 유지에 그다지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 개인적으론 태양에너지의 생명력을 과신하는 편인지라.
그런 맥락에서 사방이 훤히 뚫린 철망새장에서도 부족한 일광을 나무새장에서 어떻게 보충할 것인지? 다소 의문이 드는 부분입니다. 뭐!! UV 등을 켜주면 되겠지여??


2.2 환기문제

흔히들 사료만 열심히 주면 건강한 생명체로 자라날 것이라 생각하는 듯 합니다만. 과학을 연구한 학자이자 이래저래 오랫동안 다양한 종의 동물들을 사육해온 경험자로서의 생각은 깨끗한 공기야말로 생존의 가장 근원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시죠?
사람의 경우에 (물론 기초체력과 체지방의 비율 등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겠지만) 아무것도 먹지 않고서 3주씩 버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물한잔 마시지 않고서 3일을 버티는 사람은 드뭅니다. 체지방은 50%까지 소비가 되더라도 별다른 후유증을 남기지 않지만 체내 수분함량은 10%만 부족해도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라고 하는 군요.
그런데, 기실 공기가 없이는 3분을 채 견디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겝니다. 얼마전 무산소로 122m를 잠수한 심해잠수사 미국의 타냐 스트리터 같은 이는 대단한 폐활량을 가지고 있는 슈퍼워먼이지만 이런 사람도 공기없이 30분 이상 생존하기는 아마도 불가능 할 것입니다.

더운 여름철 바람도 불지 않는 환경이라면 공기의 흐름이 정체된 경우가 많을 것이고(그렇다고 숨을 쉬지 못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체온 42■에 육박하며 신진대사가 대단히 빠른 카나리를 위시한 조류종은 호흡에 곤란을 겪게 될 것임은 단순한 저의 기우만은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더운 여름철, 사람의 접근을 경계할 때처럼 입을 벌리고서 호흡하는 “개구호흡”을 관찰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사방이 막혀있는 나무새장은 분명 철망의 경우보다 환기에는 취약한 면이 없잖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새장앞에서 선풍기 하나 틀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2.3 먼지농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새를 사육함에 있어 가장 곤란한 부분이자 가족들의 불평이 많은 사항들이 새장을 중심으로 사방팔방 사료와 먼지들이 날리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넓은 공간에서 원없이 어지르고 살아가야 할 새들을 인간들의 욕심으로 좁은 공간에 가두어 두었으니, 이는 어쩌면 새기르는 취미에 대해서 우리 메니아들이 짊어져야 할 원초적인 형벌인줄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려나,
만만치 않게 먼지가 발생한다는 것은 카나리를 위시한 새를 키워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부분일터이고 공감하는 부분일겝니다. 전서한 데로 환기가 부실한 상황에서의 비산먼지는 결국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을 발생하는 중요원인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열대동물을 사육중인 대부분의 우리나라 동물원에서는 봄철 환절기의 동물 폐사율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보온을 위해서 문은 꼭꼭 닫아두고서는 환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데다가 초식동물들의 경우에 건초나 건조알파파 등의 사료에서 발생하는 그 엄청난 먼지의 양이란. 아무튼 거듭 말씀드리지만 깨끗한 공기는 건강한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환기문제는 새장앞에 선풍기를 틀어줌으로서 해결 가능하겠지만 비산먼지의 발생은 선풍기로는 점점 심화된다는 것을 기억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결국 자연적인 해결책이 선행되지 않는 인위적인 장비의 동원은 해결되는 한가지 문제점 외에 또 다른 문제를 발생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하심이 어떨가 합니다.


2.4 운동량의 부족

이 부분은 저의 주관적인 부분이 많은 편입니다. 이해하고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당.

왠만큼 넓은 새장을 제공한다고 해도 결국 새장안의 새들의 운동량의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새장안에서 아무리 잘 날아다니는 카나리들도 새장밖에 나와서는 얼마가지 못해 죽어라고 숨을 헐덕이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관찰합니다. 물론 단순한 운동부족에서 원인을 찾기보다는 이런저런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결과이겠지만 아무튼 새장안에서는 충분한 운동량을 가지기에 부족함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건강한 카나리들을 관찰해보면 철망과 철망사이를 부지런히 날아다니는 것을 관찰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이해되시죠? 이러저리 철망을 부여잡고서 날아다니는 카나디들. 물론 놀라서 숨을 곳 찾아 퍼덕거리는 경우말고요. 흡사 날아다니는 연습을 하는 듯 활기차게 움직이는 경우 말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나무새장에서는 이런 연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다분히 제한적인 듯 합니다.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경우는 물론 다르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활발한 활동을 보기에는 다소 난점이 있지 않을까? 잠시 혼자만의 생각을 가져봅니다.


2.5 청소 및 위생관리

역시 청소와 위생문제가 대두됩니다. 전 번식기가 시작되기 전인 매년 2월경에 번식기가 끝난 매년 8월경에 새장락커칠을 다시 한번 칠해둡니다. 덕분에 사용한지 10년이 다되어가는 새장들이지만 아직 새것과 진배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락커칠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물론 보기에 좋기 때문이지만 한편으로는 미세한 곳에 머물수도 있는 각종 병원균에 대한 일괄적인 소독의 의미도 겸하고 있습니다.

몇천원에 불과한 철망새장은 한동안 사용하다가 맘에 들지 않으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도 무방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제작단가가 높은 나무새장은 청소상태가 불량해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새술은 새푸대에 담는 것”이 이전의 낡은 향을 잔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요? 적합한 비유가 아닌가여??

아무튼 청소라는 측면에서는 나무새장은 일정한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는 듯 합니다. 특히, 습도가 높아서 잘 마르지 않는 장마철에는 새장안의 분위기는 더더욱 우울해지는 듯 합니다.

그렇다고 나무새장을 버리고 철망으로 하시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위의 글들은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얼마든지 보완 및 발전이 가능한 부분들이니까요..

다음 번엔 먹는 물과 관계된 “식수의 비밀”편이 이어집니다.

Comments

이덕수 2003.08.12 03:26
  번식장에서는 나무 새장은 장점이 많아도 대부분 철장을 쓰게됩니다
우선 가격과 관리 측면이 큰 비중을 차지 하지요

처음 사육에 임했을 때는
장의 옆면을 일부러 막아서 옆장의 새들이 서로 볼수 없도록  했었는데 2년전부터는
먼지, 환기, 조명관계로 완전 개방상태로 번식을 합니다
그래도 생산되는 마릿수에 큰 차이가 없는것 같습니다

제 경험으론
어떤 환경에 익숙하게 적응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한것 같습니다   
 
 
박진영 2003.08.12 09:40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다음에 올리실 글을 예고하시는 것은 기대감을 갖게되어 좋은 것 같습니다.

김동열 2003.08.12 10:07
  글쎄요....
동물원에있는 동물들을다 아프리카초원에서 길러야될겄같네요..
제생각엔 좀다르님다.어느동물이던 조류든 어떤환경에서 적응하냐에 달려있는것같네요..
요즘 앵무(애완조)를 기르시는 분들 많습니다.. 아프리카 콩코회색앵무.아마존.금강 .
좁은아파트에서 다기르고있네요..
적응이잘된다면 별문제없을것 같습니다..참고로 저희는 잘적응하고 새끼도 몇쌍부화되여
현재아흡마리..정신없이...
전나무새장에 대한매력를 무척같고있어요..오는손님들 무척깨끗하다고..
횟대도.청소도 꼭 삼일안에 한30분걸리죠...
나무새장 한번매력느께보세요... 정말후회안합니다...ㅎㅎㅎㅎ
강현빈 2003.08.12 14:59
  일조, 환기문제는 새장의 특성보다는 새장이 놓여있는 주변 상황이 더욱 중요할 것 같습니다
어느 새장이든 햇볕이 드는 방향으로 놓는다면 밝고 어두운 차이는 있어도 일조량은 .....
환기도 새장이 놓여있는 위치가 통풍이 잘된다면 약간의 차이는 있을수 있으나.....
 
안장엽 2003.08.12 21:46
  윤성일님...안녕 하세요^0^
지금까지 나무새장 사용 하여 보지 않으셨죠..
저의 경우에는 처음에 철망 새장을 사용 하다가 지금은 포토겔러리에 올린 것과 같이 온통
나무새장 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제가 어렵게 구비 하여논 이유는
1.베란다 에서 키우다 보니 일단 보기가 좋아야 할것 같고
2.깃털 및 먼지가 베란다에서만 처리를 하여야 하는 문제가 해결 되고
  응접실 이나 방에서 새의 잔유물을 발견 할수가 없더군요.
3.제가 가지고 있는 나무새장은 전문가가 제작 한 것이기에 일절 틈이 없어 찌거기가 새장에
  남아 있지 않아 청결 하고
4.넣고 빼는 칸막이가 있어 평소에는 날림장 으로 번식시 에는 번식장 으로 사용 할수 있는
 편리함이 있어 사육자의 의도가 맞아 떨어지더군요.
5.어두운 곳이 아닌 베란다 이다 보니 환기와 통풍은 아무런 문제가 없고 번식 하는데 있어서도
 나으면 나았지 잘 못된 일은 없으며(안정감)
6.일년에 한번 정도 페인트를 칠하면 새로운 기분과 더불어 살균&소독을 동시에 해결 할수가
  있으며 평소에 비오킬을 자주 뿌려 주어 해충의 발생을 억제 시켜도 문제가 없더군요.
7.평소에도 목욕물을 자주 넣어 주는데 베란다 이기 때문 인지는 몰라도 전혀 곰팡이나 지저분
  한것은 한건도 없었으며
8.겨울을 나는데 있어서 보온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위의 모든 것은 제가 사용을 하면서 느낀것 이기에 조리 있게 설명이 되었을런지는 모르나 저는
나무새장을 선호 하고 통풍이 잘되고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 라는 조건에는 단점 보다는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새..... 철망 이든 나무새장 이던 좁은 공간에서 사는것은 전부 문제가 있는것 아닙니까?
전부 사육자의 기호에 따라 다를수 있는 것이고 전문 번식가도 아니고 취미로 조금씩 키운다면
여건에 맞게 구비 한 것이 우선 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강재선 2003.08.12 23:27
  전 언제나 찰장 새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잉꼬 전용장을 사용하였으나 보고 있는 제가 더욱 답답하여 두개의 새장을 하나로 묶어 사용합니다
물론 새들도 좋아하고 쳐다보는 저도 시원합니다
모든 동식물이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렇듯 적응 여부를 따지는 것 은 다분히 인간 중심이 아닐까요?
관상면에서는 나무 새장이 좋겠지만 새들에겐 사방이 틔여있는 철장 새장이 더 선호되지 않을까요?
난을  난석에 심는 것이 반듯히, 꼭이 아니고 그게 가장 생잔및 성장에 좋기 때문일 테니까요
손용락 2003.08.12 23:36
  지맘데로 쓰십시요.
어차피 새 사육이란게 사람 중심이지 언제 새 중심이었습니까?
다~ 오십미터 백미터 아니겠습니까?

정말 새 중심은 자연에 그데로 두는 것 아니겠습니까.
왜 600년 전에 사람들이 카나리아 제도에 잘 놀고 있는 것들을 잡아와서는...
그 스페인 선원 넘들이 쥑일 넘들이지요.
오매불망 새장, 모이 걱정하는 착한 카사모 회원들이냐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렇지요?
윤성일 2003.08.13 09:52
  졸지에 스페인 선원들까징..
욕먹임다.. ㅠ.ㅠ

미안함다.. 스페인 선원들.. 꾸벅..  -.-^

appaloosa..
박정인 2004.12.27 18:45
  뒤늦게 글을 읽게 되었는데 많은것을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준수 2006.12.12 13:03
  3년 전 글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좋은 정보 주신 윤성일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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