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한 고백

저는 새를 키워 오면서 감정에 휘둘려서 새를 감정적으로 대하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었습니다.

새들이 이쁘다가도 맘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는 녀석이나 밉상인 녀석들을 보면 감정적으로 대하는

저를 보곤 민망함을 느낍니다.

참으로 유치한 일인데 말이죠.ㅎㅎㅎ


작년 카사모 전시회에서 대상을 탄 흰 얼룩이 파이프 기억하시나요?

이번에 짝이 맞질 않아서 번식을 쉬고있는데 거의 모든 면에서 맘에 드는 녀석이죠.

이녀석은 평상시엔 모이를 잘 까먹다가도 가끔씩 외부모이통에 있는 모이를 까먹질 않고

하나하나 밖으로 다 물어내 놓으니 씨드가 바닥 수북하게 쌓이곤 합니다.

그래서 벌칙(?)으로 요녀석 한번 바닥에 있는 씨드를 모두 다~ 까먹으라고 모이통을 떼어 놓고 가끔 확인하면서 며칠을 지냈는데

이녀석이 이번 번식에서 쉬는것이 너무도 아쉽고 아까워서 한번 쌍을 다시 잡아볼 요량으로 녀석을 잡아서 보니......

아뿔싸!!! 

완전 칼가슴에 너무 말라서 잘 먹지도 못하고......

멀쩡한 새를 굶겨 죽일 뻔 했습니다.ㅠㅠ

지금 3일째 피딩니들을 써서 poly-aid plus를 아침마다 먹이고 조금씩 기력이 회복되어 조는 모습도 줄고

에그푸드와 계란 노른자를 조금씩 먹는 모습을 오늘 아침에 보고 나니 이제서야 한숨 좀 돌렸습니다.

카나리아를 키우면서 이번처럼 내 행동에 대해 많이 후회해 본 적이 없네요.

불행중 다행으로 녀석에게 너무 너무 미안하지만 고맙게도 잘 버텨줘서 멋진 녀석을 다시 얻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새를 키우면서 이런 저런 일들을 많이 경험했지만 진정으로 새를 사랑하면서 키울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