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발상의 전환 03] 식수편

윤성일 5 707 2003.08.18 00:57
2부인 새장의 비교에서,
그날 (언제나처럼) 술을 먹고서 밤늦게 졸며 작업했던 글인지라.
글의 두서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졸지에 나무새장 반대론자의 주장이 되어버렸지만,
기실.. 제 맘 그렇지 않다는 것. 다들 아시져??
그냥 일반적으로 간과했던 부분에 대한 간단한 언급이었습니다.

괜한 오해 불러왔던 점을 사과드리며 역시 사이버공간에서의 글은 작은 토씨하나라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거듭 해 봅니다.

각설하고,
예고해 드린 데로,
오늘은 “마시는 물”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피력해 봅니다.


3. 식수의 공급

깨끗한 물의 공급.
지난 번 말씀드린 데로 깨끗한 공기의 유입과 함께 건강하게 생존해 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메니아들은 아침에 사료와 물을 공급하고 갈아주기 때문에 하루종일 깨끗한 물을 마시고 있을 것이라 자위하고 있지만,

우리가 그렇게 아끼는 카나리들의 경우에 워낙에 X대가리인지라..
식수인지 목욕물인지 구분을 하지도 않을 뿐더러,
아울러 마실 그릇인지 화장실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그들의 생태적 특성에 따라서 사료찌꺼기는 물론이거니와 가끔은 배설물도 둥둥 떠다니는 판국이라.
어쩌면 깨끗한 식수의 공급은 기실 간단한 문제만은 아닌 듯 합니다.

3.1 용기의 선택

3.1.1 목욕통

대부분의 메니아들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목욕통 및 물통을 사용하고 있을 줄 압니다. 직경 4-5cm 정도의 원형에 가까운 반원형의 물통을 이용해서 식수를 공급하고 계실 것입니다.

큰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카나리의 덩치가 십자매나 금화조 등 일반 휜치류에 비해서 다소 크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다소 적은 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이 정도의 크기에서도 즐겁게 목욕을 하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지만,
“the bigger the better!!” 라고 같은 값이면 적당한 크기의 용기를 제공하는 것이 어떤가? 나름대로 생각해봅니다.

기성품으로 판매되는 가로 10cm 정도 세로 4cm 정도의 반원형 물통이 있습니다. 가능하시면 큰 물통을 이용해서 공급해 주는 것이 목욕용으로는 더 적합하지 않을 까 생각해 봅니다.

3.1.2 음수통

그런데 문제는 어떤 용기를 사용하더라도 카나리들은 목욕통인지 음수통인지 등 그것의 본래의 용도를 인식하지 않으며 물 한모금 마시고는 목욕을 함으로서 쉬 오염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저녁나절에 목욕을 한다면 문제는 크지 않다고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물을 갈아주면 곧바로 목욕을 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까닭에 물을 갈아주는 것도 잠시. 카나리들은 왠종일 오염된 수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음수용 물통을 따로 제공하는 것이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기에 유리한 점이 있지 않을 까 생각해봅니다. 목욕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입구를 가지는 것이 유리할 듯 하고 아울러 물의 오염여부를 가능한 빨리 확인해서 교환이 가능하도록 조처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대롱형의 사이펀형 물통을 음수통으로 적용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을 줄 압니다.
부지런한 분들은 목욕통을 제공하고 30여분후에 음수통을 걸어주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합니다만 기실 취미로 사육하고 계시는 대다수의 메니아들에겐 하루 한번 물을 갈아주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닐 줄 압니다.

3.2 물의 교환

목욕통을 이용해서 목욕물겸 식수를 제공할 경우에는 대부분 매일 갈아주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료찌꺼기와 배설물 등으로 쉽게 오염되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 보고 있기엔 너무 마음이 아픈 경향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면 사이펀형의 음수통을 이용하는 경우엔 가끔씩은 게으름을 피우게 됩니다. 언 듯 보기엔 깨끗하게 보이기 때문이지요마는.

결단코 매일 갈아주시기를 권합니다.
쉽게 생각해서 처음엔 아무리 깨끗한 물이나 음료수였다고 할 지라도, 컵에 따른 후 책상위에 뚜껑도 없이 놓아두었다가 이틀 정도 지나서 그 물을 마신다면 결코 깨끗한 물을 마셨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태양광이 비치는 곳은 쉽게 녹조류가 끼게 되고,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녹조류가 낀 물을 마시는 개체들은 쉽게 설사와 탈수를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는 여행이나 출장 등 한동안 집을 비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이펀형의 음수통을 적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인 물통의 경우보다 청소 및 청결도 면에서 취약한 면이 있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카나리들에게 스트레스가 없는 한 물은 자주 갈아줄수록 좋은 듯 합니다.

3.3 물의 양(깊이)

용어가 다소 생소합니다만,

가끔씩 간과하는 부분이지만 목욕물통이나 음수통에 물을 줄 때, 무심코 가득가득 물을 담아서 주게 됩니다. 가능하면 깨끗한 물을 많이 충분히 즐기고 마시라는 메니아들의 사랑이겠지요.

하지만, 이 점에 있어서는 자칫 오류를 범하기 쉬운 듯 합니다.

즉, 물을 많이 담아줄수록 마시거나 목욕할 때 사용하는 물보다는 밖으로 버려지는 물이 많다는 이야기지요. 결국 카나리들이 물통속에 들어가게 되면 일정량 이상의 물은 곧바로 새장 바닥으로 넘쳐 버립니다. 물론 통에 찰랑찰랑하게 물을 담아서 주시는 분들은 많지 않겠지만 아무튼 물량이 필요이상으로 많은 경우에는 쉽게 바닥을 적시게 되고 이는 곧 여름철 심각한 악취의 원인을 제공하게 되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물통의 1/3 - 1/2 정도, 즉 수심(?) 1.0-1.5cm 정도로 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물이 깊거나 통이 깊을 경우에는 (아직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카나리들의 익사도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다. 물에 퐁당 빠지는 것 보다, 물에 들어갔다가 깃털이 젖어서 날지 못하거나 장시간 물속에 있게 되면 체온저하로 쉽게 폐사로 이르게 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야외의 금사에서도 커다란 연못보다는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카나리를 위시한 새들의 목욕과 음수원으로 적당한 구조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3.4 물통의 위치

별걸 다 디빈다고 말씀하시겠습니다만 경험적으로는 물통의 위치도 중요한 듯 합니다. 이는 악취발생과 새들의 건강과도 적잖은 영향이 있는 듯 합니다.

3.4.1 사료통과의 거리

가능하면 사료통의 사료에 물이 튀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날씨가 좋고 건조한 날은 쉽게 말라버리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물에 젖은 사료는 상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되고 바닥쪽의 사료는 눌러 붙는 경우도 쉽게 관찰되기도 합니다. 가능하면 목욕물이 사료통으로 튀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간단한 방법으로 사료통의 위치를 목욕물통보다 다소 높게 설치해준다면 만나 오케이 일테죠.

3.4.2 다른 새장과의 위치

새장이 하나만 있는 분들은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일 것입니다만..
옆에 놓인 새장, 혹은 아래, 위에 놓여있는 새장과의 위치를 잘 살펴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어쩌다 보면 좌측새장의 먹이통과 우측새장의 물통이 나란히 붙어 있는 경우도 발견하게 됩니다. 가끔씩 머리 나쁜 제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목욕을 할 때는 필연적으로 물이 튀게 되니, 다른 새장과의 위치도 한번 정도는 고려해 보심이 어떨까 합니다.

3.4.3 바닥에서의 위치

언젠간 말씀드린데로 저는 새장의 똥판만을 빼고서 물통과 먹이통을 갈아주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수조에 손 넣는 것, 새장안에 손 넣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게으른 제 성격 탓이겠지요. 아무려나 그러다보니 거의 바닥면에 물통이 놓여지게 되는데(은밀히 말씀드리면 바닥면에서 0.5-1.0cm 정도는 떨어진 듯이 보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물통 근처는 습하게 마련이니까요. 아무래도 이곳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합니다.

가능하면 바닥면에서 멀리 떨어져서 물통을 위치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3.5 물의 질

뭐!! 점점 거창해 집니다만 별!! 내용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수돗물을 이용합니다. 한때는 여름날 더위에 지친 카나리들을 위해서 전날 수돗물을 받아다가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공급한다거나 혹은 얼음을 한조각씩 띄어주기도 하는 등 법석을 떨기도 했지만. 이젠 애정이 애증으로 바뀌나 봅니다. 아님 내공이 쌓였다고 할까요?
편하게 키우고자 하는 욕망이 앞서게 됩니다요.

기본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하구요. 가끔 약제를 사용할 때는 사이펀형 물통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 경우도 매일 약제를 갈아주는 수고를 마다하지는 않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 집을 비울 때 이용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론 적용이 어렵긴 합니다.. 쿡!! 뭔 소리여??

3.6 자동급수시스템의 적용

개인적으론 아주 좋아하는 시스템입니다. 제가 좀 게을러서요.

아무리 카나리들이 좋더라도 가끔씩은 물갈아주기가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수도꼭지만 띡 돌리면 만사 오케이!!
설비후에 모양새가 좀 나빠서 그렇지(물론 이것도 얼마든지 보완이 가능하기도 하겠지만), 전 아주 바람직한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수도꼭지도 수동으로 하지 마시구요. 타이머를 이용한 솔레노이드 밸브를 적용하여 하루에도 수 차례씩 5분정도만 공급된다고 한다면 만사 고민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료야 무식하게 주면 일주일 한두번이면 되니까 이젠 카나리 키우기 쉬워졌습니다요!!

3.7 뱀다리

한때는 물통과 사료통의 날카로운 마무리를 없애고저 불로 녹이거나 열심히 줄로 갈기도 했었슴다. 전자의 경우는 가끔 심하게 녹이는 경우가 발생함으로서 폐기되는 물통이 발생하기도 하며, 그을음이 앉아서 죽어라 물로 씻어 내야 하는 폐단이 있고, 후자의 경우에는 한참 갈아 내다보면 스스로가 한심해 보여서리 울컥 자괴심이 들기도 하는 등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자기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즐겁게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별것도 아닌 내용으로 오랫동안 썰을 풀었습니다. 한번 정도 읽어보시고 한번정도는 자신의 사육방법을 돌이켜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합니다.

그거이 제가 “발상의 전환“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붙인 이유이기도 하구요.



이번 주 화요일, 수요일은 대전과 부산출장. 목요일은 서울, 금요일은 다시 부산과 부곡 출장입니다. 한주에 부산을 두 번 가보기는 평생에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0^

다음 번엔 역시 한때의 화두였던 “바닥재의 선택”편이 이어집니다.

Comments

김은실 2003.08.18 06:26
  바닥재의 선택...기대가 되는디요..ㅎㅎ
박상태 2003.08.18 07:52
  잘 보았습니다.^^ 먹이, 공기, 물.. 인간에게도 새와 다를바 없이 중요한 요소지요.^^

그럼데 자동 급수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안될까요? 사진으로는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구체적인 설치법과 노하우를 알고 계시다면, "고급 사육 정보" 게시판에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즈음 윤성일님의 글을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렇게 연재식으로 많은 주제들에 대해 올려주시니 흥미롭고 많은 도움이 됩니다.^^
김두호 2003.08.18 12:12
  말씀하신 내용은 틀린데가 하나도 없군요.
평소에 쉽게 지나친것을 한번 되새겨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목욕물을 어느정도가 좋으냐에 대해서...
오늘 아침에도 목욕물을 넣어주고 1 시간이 지난뒤 사이판 물통을 꽂아주고 나왔는데....
목욕물이 깊은 경우에는 요놈들이 겁이 나서 잘 들어가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자기 높이의 반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는 것을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을 했답니다.
김종협 2003.08.18 18:54
  오해라 할것은 전혀 없이 확 날아 가버린지 오랜 시간 되었지요
항시 좋은 전달에 글로 알고 있습니다
은실님에 의견에서
바닥제의 문제점은 그리 문제될것이 없는것 입니다
철망장은 PVC 이기기에 별다른 일 없게지만은.................
문제는 나무장에서의 똥판이 합판으로 되어 있지요
이럴땐...................
이것이 나무장의 단점이랍니다
이 방법도 해결 했습니다
모래를 사용 하여도
신문지를 깔아 사용 하여도 목욕의 물이 튀어서 젖으니
그 밑에 판의 크기보다 가로 세로를 1Cm정도 적게 아스테지를 잘라 깔아 놓으면
 항시 사용 하여도 바닥제의 합판에는 전혀 무관 합니다
박진영 2003.08.18 20:08
  음~
그렇게 심오한 면까지...

물통과 목욕통을 넣어주며 고려해야 하는군요.ㅎㅎ

집에 돌아가면 물통이 아주 특별하게 보일 것 같습니다.ㅎㅎ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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