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전정희 1 701 2003.11.02 08:26
새는 날아야 하고
뱀은 기어야 하고
사람은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갑자기 엉뚱하게
왜 이런말을 하냐고
어리둥절하시죠?

금화조 한쌍을
약 반년전에
이웃 사촌형님댁에
분가를 시켰더랬습니다
동그랗게 생긴 분홍빛
어여쁜 새장에 부부를..
분가한 그 새장은
침실,화장실,욕실,식당겸용
말하자면 깔끔한 원룸였지요

그와 반대로
저희집은 아시는바와 같이
다세대 전원주택이잖습니까

깊이가 얕은 단지뚜껑 풀장
수심이 깊은 대형 단지뚜껑 풀장
짚이 널부러져 있는 지네들 놀이터 밭,
침실로 이용되고 있는
거대 벤쟈민 고무나무 두그루,
베란다 천정을 찌를듯 높이 솟은
유카, 맛있게 냠냠 뜯어 먹는
휘닉스 야자, 방울이랑 카나리가
맛있어 하는고무나무 세그루,
밭에서 술술 뻗어나 풍성히
자라고 있는 하얀꽃이 어여쁜 수선화
커다란 화분에 척척 걸쳐져 있는
소나무 가지들....그리고 전깃줄..

여기서 놀고 먹고 자고 하던
금화를 원룸에 보낸지 어언
6개월만에 다시 돌려보내지던
어제...

아~ 제 눈을 의심해야했습니다
땟갈이 멋졌던 깃털은
어디다 두고 누드 금화가 되어
돌아온 금화 한쌍,
우리 금화가 아니고
너거 금화였다면 도저히
못봐줄 처참한 몰골을 해가꼬슬라무네

아이고~ 불쌍타 우리 금화
우리 금화라서 봐주꾸마
털도 새로 나고 땟갈도
예전처럼 돌리주꾸마
하고서는 새장문을 열어
전원주택으로 내보냈지요
특히 그 상태가 심각한
마눌 금화, 첨엔 땅바닥에
주저 앉더니만 다행히 비록
빼빼장구긴 하지만 잘 날기는
하군요

깔끔한 원룸
편리하고 어여쁘긴 하지만
높이 날고 멀리 날아야하는
얘네들에겐 감옥이었다는 것을
지금에사 깨닫다니요

편리하고 깨끗한
아파트 생활
그렇지만 핼쓱한
운동부족의 사람들
그래서 따로이
돈과 시간을 투자해
운동이 필요한 우리들

사람도 새도 강아지도
자연 친환경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아닙니다!!
예전에 알았으나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Comments

김은실 2003.11.03 22:12
  그래서 주인을 잘만나야죠...
만이 속상하시죠?
그넘들 영양식 만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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