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미성장 (1)만원

이덕수 10 701 2004.03.02 00:39
지난 1월 중순경일꺼다
암놈 미성은 뭐가 토라져 버려서 그랫는지 통안에 들어가 두문 불출하기 시작 했다

2003년 3월에 태어난 미성이가
성년식을 치른 것일까?

밖에 있는 성식이 놈은 그녀가 보고싶지도 않은지
문안인사 갈때마다 횟대에 우두커니 앉아 있거나 철장에 매달려 지내고 가끔 이리저리 자리를 옴겨보는게 고작이다

과연 저 통안에서 뭔일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어쩌다 한번 통 밖으로 나오더라도 순식간에 도로 들어가 버리니
저것이 밥이나 잘 챙겨 먹는지
여편네가 방구석에 틀어밖혀 버렸으니  서방이 식사는 챙겨 주겠지하고 믿음은 가지만 그래도 여간 궁금한게 아니다





세월을 흘러간다 어제도 오늘도




어쨌거나 그렇게 추운 겨울의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2월로 접어들더니 급수기의 물이 갑짜기 많이 줄어들고 빈들거리던 서방놈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저것들이 대사를 치루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할일이 늘었다
좀더 맛있는 음식을 정성들여 만들어야 했고 조심스레 갔다 받쳐야 했다

한 두해 길러본 것도 아닌데
왜그런지 올해는 유난스레 신경이 쓰이고 감히 상자의 뚜껑을 열어볼수가 없을것 같았다   

2월 중순에 접어들자 산란상자의 조그만 구멍으로 하얀 뭣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안의 일들이 순조로이 돌아가는구나




또다시 날은 가고 요일이 세번정도 바뀌었다





어미새는 밖에 나와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신이 나있는것 같다
통 안에선 이제 달그락 거리는 소리도 제법 나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검은 그림자 같은게 언듯언듯 보였다 살아지곤 한다

2월 27일
어제와 마찬가지로 먹이를 주려 장 앞으로 가는데
장속에서 난리가 났다

자세히 보니 안보이던 놈이 한마리 늘었는데
이놈이 처음 구경하는 세상과 사람의 인기척에 놀라 위아래로 날으는건지 뛰어 부닥치는 건지 눈동자가 미처 따라가질 못할 정도다

드디어 올해 1호 미성이 날아 나왔습니다
그렇게 열어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또 참으며 인내하고 기다렸던  그 순간
히열속에 새끼와 나와의 첫 상면이었습니다

그날 오후 늦게 또 한마리가 통을 나와 즈 언니가 그랬던것 처럼 비행하기 시작했고
다음날 셋째가 다시 그 행동을 답습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몇일이 다시 지난 3월 1일 더 이상은 없는것 같습니다
미성 부부와
올해 태어난 새끼 자매 3마리가 날기 시작하면 새장은 꽉 찬 느낌입니다


미성장은 만원이다
아아!!!!!!!!!!!!!!!!!!!!!!!!!!!!!!!!!!!!!!!!!!!!!!!!!!!!!!!!!!!!!!!!!!!!!!!!!!!!!!!!!! 싸다 

 
 


 

Comments

김은실 2004.03.02 02:02
  괜한 걱정을 그동한 하신것 같아요..
세마리번식을 했군요^^
축하드립니다...

권영우 2004.03.02 06:25
  이덕수님!
소설입니다.
전 미성장이 만원인 줄 알았습니다.
개그맨들이 흔히 쓰는 수법을 쓰시다니?..... 완전히 당했습니다.
3마리의 어린 미성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길 빕니다.
저의 미성이도 2월 중순에 산란은 했는데.....
미성만원이 될까요? 아니면 미성꽝이 될까요?
허정수 2004.03.02 07:42
  축하드립니다^^ 저도 어서 그런 기쁨을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저도 꾹 참고 기다려야겠죠^^
이덕수 2004.03.02 08:07
  김은실님 카카리키 이쁘지요
전 그게 없어서 부럽기도 하고 그래서 저도 뭐 없을까 자랑 하려고 올렸지요

제가 제목을 잘못 달았군요 권선생님 죄송합니다
정정하겠습니다 

"미성장 (이)만원"
이제 맘에 드십니까?

권선생님은 미성꽝보단 미성짱이 어울릴것 같은데 어떠하신지요?

허정수님 기다리면 다 해결되는것 같습니다
꾹 참고 또 참으며 기다려 보십시요

주인이 정성 드리는데 지놈들이 보은을 아니할이 없겠지요

오늘 아침 날씨가 꽤 쌀쌀해 졌습니다
 야심한 밤에 이른 아침에 답글 다시느라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저도 이제 아침 식사하고 농장으로 튑니다


김두호 2004.03.02 13:06
  삶의 유머가 재미있군요.
항상 글을 보면 재미있게 글을 남기시는게 중년의 여유로움과 부드러움으로 보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박진영 2004.03.02 15:23
  만원이면...
정말 싸네요.ㅎㅎㅎ

3.1절에 미성들도 독립을 선언했군요.
앞으로도 더욱 좋은 소식들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용환준 2004.03.02 15:50
  만원 축하드립니다!

미성장 사러 가겠습니다.
김기곤 2004.03.02 16:11
  이덕수님, 축하 축하 축하합니다...
권영우선생님도 미성장만원되길 바랍니다.
송구섭 2004.03.02 20:16
  이덕수님 새 돌보시기도 무척 바쁘실것 같은데 소설까지 쓰시고
사진작자까지 부지런하십니다
길동호 2004.03.03 06:31
    미성이와 성식이.... 누가 들으면 아들 이름 부르는줄로 알겠습니다.
평안 하시죠?  벌써 그리되었군요. 축하드립니다. 춘천에 두고온 왕관이는 모든 식구들의 기쁨을 먹고 건강히 잘 있답니다.

  오늘도 기쁜 일이 가득하여 모두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하루 도시길....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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