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가을 바람과 함께...........

손용락 7 686 2004.10.13 13:48
얼마 전에 맛이간 카나리아 식구들에 관해 쓴적이 있습니다.

셋째는 물건너 온 파리잔 순종 아줌씨입니다.
2000년 생이니 아직도 번식이 가능한 나이인데
그만 깃털 종기 (Feather Lump)가 양쪽 날개 끝에
심하게 와서 날지도 못하고 바닥에서만 삽니다.
이건 새가 아니고 그냥 앉은뱅이 짐승임다.

오늘 아침에 보니 이 아줌씨가 두 다리를 하늘로 하고
누워 있었습니다.

그저께 아침에 호흡수가 많이 올라가 헐떡이는 걸 보고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새벽 천둥치고 비바람이 불더니
아마 저승 사자가 이 아줌씨를 데릴러 왔던 모양입니다.
모임이 있어 어제 새벽 깜깜 할때 나가서
어제밤 이슥하여 들어오고 오늘 아침에 보니
저새상으로 갔더군요.

가을 바람과 함께 저새상으로 간 것 같습니다.

환절기가 되어 기온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심해지면 체력이 약한 개체들은
하나 둘 떨어지겠지요.

자연의 섭리잖습니까...
억지로 잡지 맙시다.
그냥 갈 넘은 가도록 놔둬야지요.
기냥 편안히 가도록 되와 줍시다.

Comments

유재구 2004.10.13 14:07
  냉혹한 자연의 순리인 것 같습니다.
카나리 질환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 먼저 가는 놈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두루 아픈  마음을 위로해 주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이덕수 2004.10.13 20:49
  개똥이, 바우, 돌쇠 옛날엔 아이 낳으면 명 길라고 이름을 일부러 천하게 지었었다는데
애지중지 하는 놈이 그 값을 제대로 못하고 딴 길로 가버리면 허무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섭섭하시겠네요
사람으로서 뒷바라지를 할만큼 하셨으니 그것도 지 운명이겠지요

박정인 2004.10.14 14:08
  몇일전 말씀하신 그 파리쟌이 떠났군요.

처음 수입파리잔을 보았을때 생각이 나시겠네요.
멋진 자태를 폼내며 날라 다니고,포란도 하고, 육추도 하고 그동안 손회장님을 즐겁게 해주었겠죠.

아마도 깃털종기 없이 자유롭게 훨훨 날아서 좋은 곳으로 갔으리라 생각됩니다.

김갑종 2004.10.14 17:30
  기어이 떠났군요.
할머니는 그렇게 떠났습니다.
자손을 많이도 남겨 두고 떠났습니다.
손회장님! 힘 내십시요.
자손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내년 봄을 맞을려고 세력 다툼이나 하고 있겠지요.
떠나 보냄? 새를 좋아한 댓가를 치룸이 아닌지요?
힘 내시길 바랄뿐입니다.
전정희 2004.10.15 07:52
  사람은 잠 잘때도 눕고 휴식을 취할때도 누워 있지만
새들이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다는거 정말 끔찍한
광경입니다
살아서는 날으고 앉아만 있다가 갈 때는 누워서 편하게
가고 싶어서일까요?
권영우 2004.10.15 13:49
  아파서 고생하다가 갔군요.
회장님도 마음이 그리 모질지는 못한가 봅니다.
제 구실 못하면 안락사라도 시켜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지만, 차마 제 손으로 죽이진 못하겠더군요.
예년 보다는 일찍 기온이 떨어지니 적응 못하는 어리거나 늙은 새, 병든 새는 가나 봅니다.
멀리 떠난 곳은 고통이 없겠죠?.....
박진영 2004.10.15 22:39
  우연의 일치인지....

저희 집에서도 feather lump로 날지 못하고...
몇달 간을 바닥에서 지내던 놈이...
같은 날 아침 저 세상으로 갔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접속통계
  • 현재 접속자 923 명
  • 오늘 방문자 3,541 명
  • 어제 방문자 10,869 명
  • 최대 방문자 11,198 명
  • 전체 방문자 2,461,922 명
  • 전체 게시물 34,903 개
  • 전체 댓글수 179,323 개
  • 전체 회원수 1,407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