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통신표를 아시나요?

전정희 10 713 2004.12.07 09:57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학교 다닐적에 많이 받아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떤때는 공부 열심히 잘 한 표가 나서 얼른 뛰어가서

부모님께 보여 드리고 칭찬 받아야지 했을테고

반대로 맘 놓고 놀아제껴서 성적이 엉망일 때

그 때는 숨겨 놨다가 도장을 슬쩍 해서 찍어 갔을때도

....저는 있습니다만...ㅋㅋ 여러분은 어떠하셨는지..?


아침에 제가 통신표 얘기를 들고 나온 이유는 다름이 아니옵고

그저께 시골에 갔었을 때의 일이 생각나서 이런 글을 적고 있답니다


무엇을 찾기 위해서 이리 뒤적 저리 뒤적 뒤적이고 있는데

앨범 사이에 무슨 봉투가 있더군요

집문서 같기도 하고 전답문서 같기도 하고..

열어봐도 될까? ...어때 뭐... 한 집 식군데...

궁금증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제가 안열어 볼 수 없었지요


딱 여는데..

아 글씨,... 지금으로 부터 약 70여년 전의 통신표가

들어 있더군요

일제압박의 서러움을 당하고 있던 그 시대

우리말 말살 정책의 표가 여실히 드러나는 과목

'조선어'  이 과목이 저 아래 따로 덩그마니 있었습니다

통신표의 주인공은 저희 아버님..

다른 과목들은 8~10점이 매겨져 있었는데

유독 조선어 과목만 5점으로...

그렇지만 지금은 조선어를 아주 잘하고 계시지요


소학교 일학년 때 신장:122, 체중:18(?)
소학교 육학년 때 신장:147, 체중:42(?)

서기 몇년으로 표기 되지 않고
소화 18년..이런식으로 표기가 되어 있었구요
성씨는 일본 성으로 표기
이름은 한자로..
중간중간 일본 글이 보였고
한글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고
눈을 비비고 찾아봐도 없었습니다

일제 압박의 서러움
나라 잃은 민족의 서러움
여태 말로만 들었지
기록 문서(?)를 보고 나니
애국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보로 잘 간직할려고 합니다
나중에 돈 될려나? ㅋㅋ
(나는 왜 글 마다 돈 얘기를 안하면 안되는걸까?)

70여년 전 그 때 아버님도 이 통신표를 들고 막 뛰어서 집으로 가셨겠구나
라는 생각도 곁들여 하면서 통신표 얘기 이것으로 끝냅니다

사랑하올 회원님 여러분
불타는 정열의 화요일 되십시요

Comments

박상태 2004.12.07 10:14
  소중한 자료 잘 보관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뜻깊은 통신표가 아닌가 합니다...

말씀대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군요~
전정희 2004.12.07 10:20
  마스터님 답글 끌어내기 작전 성공~~~!!!
ㅋㅋㅋ
전정희 2004.12.07 10:21
  근데..조회수 2회..너무하군요 ㅠㅠ
전정희 2004.12.07 10:35
  새 모이가 떨어져서 사러 가야 되는데 이러고 있습니다
저보고 이웃들은 새 엄마 라고들 하는데
아마도 먹이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는 계모지 싶습니다
뺑덕에미..

리플 세 개..
전공을 살리기 위해서 오늘도 부단히 노력하는
저... 따라 하실 분 안 계시나요?

박 모님 이 제일 유력한 후보인거 같은데
커피 판다고 바쁘신가 봅니다
손용락 2004.12.07 10:43
  갑자기 왠 덧글이 이리도 많나 했는데
전부 자작이군요.

그 후에 "통신표"는 "통지표"로 이름이 바뀌엤는데
부르기는 계속 통신표로 불렀지요.
박정인 2004.12.07 11:02
  초등학교 중학교때 통신표 받으면 후딱 감추고 나몰라라 했었는데..^^
책상 정리를 하다 문득 통신표 발견하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습니다...^_____^

참! 전정희님 저 이제 따라쟁이 아닙니다..ㅋㅋㅋ
저도 이제 창의성을 길러야죠..ㅋㅋㅋ
김두호 2004.12.07 11:58
  요즘은 좋은 세상이라 인터넷으로 확인이 가능하지요.
그래도 아직 통신표가 나갑니다.
이름은 성적표라 하구요,.
요즘 학생들과 샘들을 위한  교수 학습 도움센터라는 서버가 제방에 들어왔습니다.
일에 치여 죽을 맛입니다.
김갑종 2004.12.07 12:03
  통신표 야그가 나왔으니 저도 120년 전의 학적부 야그를 하겠습니다.

경신학교 시절은 학부모의 직업란에는 평민, 양반, 상민이라 표기 되어 있고요.
연전 시절은 1년에 3학기를 이수하였는데 학기 시작 전에 10일간이 방학이었답니다.

학적부 DB 구축하다가 알아 낸 사실이지만 옛날과 지금을 비교하면 곰팡이 자국만
있을 뿐이지 더욱 새로워 지더군요.전정희님의 기분을 알 것 같습니다.
권영우 2004.12.07 12:36
  직업이 평민, 양반, 상민이라고요?
정말 어이가 없었던 시절이군요......
아련히 지난 날로 달려갑니다.
전정희 2004.12.09 08:16
  통신표 이야기 ll

집으로 돌아오던 차안에서
남편과 아내와의 대화

'울 아부지도 공부를 못한 편은 아니지 응?'

'그럼요.. 8점 이상은 우 아니면 수 니까'

.....(이 말을 해? 말어? 해라 해.. 하라니까
.......에잇 하자)

'울아부지는 전교 일등했다던데..'

쮜익쮜익!!(남편 자존심 긁히는 소리)

(에잇~ 괜히 했네.. 참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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