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노인과 화살(펀글0

김기보 0 740 2002.08.07 11:38
시골에 사는 한 노인이 활쏘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도시에 사는 아들 집에 왔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지내는 손자는 집에 없었다.

대회 사흘 전에 들른 노인은 시합 전 날 까지도 귀가하지
않는 손자 때문에 마음이 흔들렸다. 노인이나 아들 내외가
서로의 눈치만 보다 드디어 대회 날짜가 다가왔다.

노인은 손자의 걱정으로 시합을 포기했고, 손자는 그로부터
나흘 후에야 들어왔다. 손자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발길 닿는대로 그냥 돌아 다니다가......,"

"따라오너라."

노인은 손자를 빈 활터로 데리고 갔다.
피곤했는지 손자는 바닥에 주저 않았고,
노인은 시위를 잡으며 호흡을 멈췄다.
그리고는 한 순간 시위를 놓고 말했다.

"그만 가야겠다. 화살을 찾아 오너라."

손자는 100미터 전방으로 뛰어 갔지만 화살은 과녁에
꽂혀 있지 않았다. 과녁 주위에도 화살은 보이지 않았다.
그 때 노인이 손자 옆으로 다가서며 말했다.

"너도 과녁 근처에서 화살을 찾는구나. 누구나 과녁을 향해
시위를 당기지만, 모든 화살이 과녁에 명중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허공을 향해 시위를 놓았을 때는......,"

"할아버지, 그럼 허공으로 날아간 화살은 어떻게 찾습니까?"

노인이 나즈막하게 대답했다.

"인생도 마찬가지란다. 삶의 목표를 향해 살아가지 않으면,
먼 훗날.. 너의 젊은 시절을 돌아볼 수 없게 된다.
허공으로 날아간 화살을 못 찾는 것처럼......,"

손자는 허공을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 뒤 손자는 훗 날 매우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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