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쩍 새.....
배형수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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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21 08:28
밤이면 어두운 숲에 몸을 숨기고
처량하게 우는 긴 설움 때문이어요
밤마다 피 울음 토하는 건
한 송이 국화를 피우기 위해서가 아니어요
밤 새운 애절한 울음이
한낱 한 송이 국화 때문이라 여긴다면
너무 슬픈 것 같아요
쓸쓸한 가을
청조한 아름다움으로 피어나기 위하여
봄부터 여름까지
묵묵히 견딘 고통의 세월만큼
향기로 피어난 국화에게
애달픈 소쩍새의 울음은 당치도 않아요
서럽게 살면서 울지도 못하였던
전생을 가엽게 여겨
무성한 숲 속 밤에만 울 수 있다 하여
맺힌 설움 쏟고 가는 것 뿐이에요
세상엔 설운 사람이 많아
죽어도 사무치는 애통한 사람도 많아
소쩍새로 다시 태어나
밤마다 울어야 하는 슬픈 새가 되어
애달픈 울음 남기는 것을
소쩍 소쩍
이 저녁
구슬픈 소쩍새 울음은
지난 날의 한맺힌 서러움 때문이어요.....
반갑습니다! 배형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