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탈출
박진영
일반
4
703
2005.04.02 19:13
이틀간 무인도에서 작업하다가...
탈출했습니다.
아래 제 글에 붙여주신 덧글을 보니...
무인도가 낭만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네요.ㅎㅎ
무인도의 낭만...제 생각엔...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무인도가 왜 무인도겠습니까?
사람이 살 수 없어서 무인도 아닙니까~
왜 살 수 없을까요?
물이 없고...
평평한 땅이 없고...
면적이 협소하고...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십중팔구...
손 바닥만한 섬에...
경사는 가파르고...
대부분 바위로 뒤덮여 있고...
약간의 풀과 나무...
바람 피할 곳이 없고...
물도 구할 수 없고...
기타등등
섬과 관련된 왠만한 악조건들이...
모두 만나는 지점에 무인도가 있습니다.
어제밤에 늦게까지 작업하면서...
헤드렌턴 켜고 벼랑을 오르내리고...
또 작업 끝나고 새벽에 눈 좀 붙이면서...
얼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직까진...
바닷바람 맞으며 비박하기에는...
좀 춥더군요.ㅎㅎㅎ
조그만 텐트하나 치구 ...
간섭받지 않는 자유로움
문명과 잠시 떨어진 해방감
세상살이 고달품 잠시 잊고 여유롭게
바라보는 밤바다....담군 발에 묻어나는
인광의 오묘함...그리고 드리운 낚싯대로
전해오는 앙탈진 뽈락의 커다란 눈망울...ㅎ
전 이런것만 생각납니다.
동 서 남해중 어느곳으로 다녀 오셨는지...?
전 남해쪽 섬들을 좋아합니다.
작업 마치시고 무사히 돌아 오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