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깨어 있어라.
전정희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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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3 09:55
무슨 뚱딴지같은 말씀이냐고 하실테지만..
아래 손용락님의 모처럼 올라온 글을
읽고 저도 한용기를 내어
카나리아랑 아무런 상관없는 얘기를
들이대볼까 합니다.
어젯밤 일어난 식지않은 따끈한 얘기입니다.
조금은 엉뚱한 면이 있는 작은아들내미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지요.
아들 친구 엄마의 음악회(성가합창단)
공연에 축하차 시민회관엘 가야됐었지요.
지딴엔 예의를 차리느라 때 빼고 광 내고
분주히 움직인거 까진 좋았는데
라스트.. 양복입기 순서에서
딱 걸리고 말았답니다.
여름 양복 하의.. 때가 꼬질꼬질
동복을 입기엔 너무 더운 날씨
할 수 없이 웃도리는 하복. 아랫도리는
동복으로.. 이눔의 동복이 또 다시 말썽을..
사이즈가 맞질 않아 처음엔 마이깡을 열고
벨트만 매고 입을려다가 도저히 찝찝해서
배꼽 아래로 쑤욱 내려서 입을 수 밖에 없었지요.
이래저래 겨우 끼워 맞춰 입고
보라, 빨강이 섞인 소국도 한 다발 사서
들고 갔더니 그 어머니 감격스러워 어쩔줄 몰라
하신다는 말씀,
'잘 갖춰 입고 온 양복하며 꽃다발이
너무 고맙고 매너 짱이네~'
하복 웃도리,
동복 아랫도리,
배꼽아래 끄집어 내려 걸쳐 입은 바지
깜깜한 밤이 이 모든 것을 카바한거겠지요.
늘 깨어 있어라.
한 문구가 생각나는 밤이었습니다.
한동안 잠잠하시더니 용기내어 쓰셨다구요?ㅋ
나이든 사람들의 옷은 왜 비싼거 밖에 없는 줄 아십니까?
아들래미 정도의 나이에는 아래위가 안맞든
걸이단추(마이깡??)가 안 잠길정도로 작든 말든
그정도만 차려입어도 아주 깔끔하고 멋있고 멀숙하게 보인답니다.
젊음, 그 자체가 멋이잖습니까...
그 나이에서 한 두배하고도 좀 더 먹게되면
오지간히 고급스런 옷을 입혀놔도 꾸질꾸질 중늙은이 태가 난답니다.
그래서 나이들면 모두 비싸고 고급스런 옷을 입나봅니다.
옷이 날개라고...
백화점에서 남자 양복값 보셨지요?
동그래미 하나 때고 팔면 딱 좋것더구만....
멋있어요.
싼 양복은 처음엔 잘 몰라도 조금만 지나면 후줄근해지면서
태가 안나고 비싼건 오래 입어도
기름(윤기)이 좔좔 흐르는게 돈 가치가 있두만요.
그래서 돈이 좋다고 하는지도..
백화점에서 만원대 물건이 하도 안팔려 공을 두개 더 붙여놨더니
날개 돋친듯 팔려나갔다는 말도 있었지요.
마이깡을 우리말로 뭐라고 해야 하나요?
예, 일이 생겼을 때 급하게 옷을 사러 가면
바겐세일도 안할 때 아주 비싼값으로 사게 되거든요.
준비된 생활.. 늘 준비하고 살면 좋겠지요?
박상태님~ 답글에서 뵙게 되어 너무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