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re] [멸종위기동식물] 조류 ① 매

박상태 4 694 2006.02.10 00:56

디디티 위험성 알려준 ‘하늘의 지배자’

<img src='../data/imagebox/544/3696021894_m5dxkrOy_fd9fb4125645f1c085bce4d57a78de628e7cbc31.jpg' align='' width='240' height='239' vspace='0' hspace='0' border='1'> 

매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하늘의 지배자로 불리워 왔으며, 사람들에겐 동경의 대상이었다. 여러 종류의 맹금류 가운데 매가 이토록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바로 다른 맹금류를 압도하는 비행술과 사냥술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맹금류는 모두 훌륭한 비행술을 갖고 있고 멋진 비행을 통해서 사냥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맹금류 가운데 죽은 고기를 찾거나 곤충을 잡아 먹고 쓰레기통을 뒤지는 종류도 드물지 않다. 도시의 뒷 골목에서 까마귀와 다투며 쓰레기통을 뒤져서 먹이를 구하는 모습은 아무래도 하늘의 지배자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다.

매가 새를 사냥하는 모습은 정말로 맹금류의 으뜸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주변이 탁 트인 곳에 위치한 외딴 절벽 높은 곳에 앉아 주위를 응시하고 있다가 날아가는 새를 발견하면 추격비행을 시작한다. 서서히 속도를 높이면서 거리를 좁혀가다가 순간적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틀면서 엄청난 속도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 공중에서 한번에 낚아채는 기술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이런 멋진 새는 지난 수십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크게 줄어들었으며, 많은 지역에서 멸종되거나 매우 희귀해졌다. 감소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오염물질의 체내 축적과 서식지의 감소가 대표적이다. 특히 오염물질의 체내 축적은 매의 생존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됐다.

1960~70년대에 전세계 많은 지역에서 매가 사라진 원인을 조사하던 학자들은 이들의 번식 성공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원인은 과거보다 알의 껍질 두께가 얇아져서 포란 도중 알이 깨지거나, 알 속에서 발생이 중지되면서 부화하지 않는 알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계속적인 연구를 통해 살충제로서 전세계적으로 사용하던 디디티의 체내 축적이 번식 성공율 저하의 직접적 원인으로 밝혀졌다.

생태계의 최상위에 위치하던 매는 자신이 잡아먹는 동물을 통해 디디티가 몸 속에 축적됐으며, 결국 번식불능 상태에까지 가게 된 것이다. 이 발견을 통해 사람들은 디디티가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이후 전세계적으로 디디티 사용이 금지되는 계기가 됐다. 사람으로 인해 멸종의 위기에 내몰렸던 매가 사람에게 디디티의 위험성을 경고해 사람이 건강한 삶을 사는데 도움을 준 이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매는 대부분 섬이나 해안 절벽에서 번식한다. 한가지 다행스런 점은 한국의 도서지역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집단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서지역이나 해안지역은 아직까지 오염으로부터 안전하고, 서식지의 훼손도 내륙지역에 비해 덜한 편이어서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서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제한된 지역에 서식한다는 것은 뒤집어 생각하면 사람에 의해 서식지에 약간의 변화만 주어져도 집단이 감소할 우려가 크다는 것을 의미해, 지속적인 관심과 보호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외국에서 사라졌던 매가 다시 예전의 서식지로 돌아온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사람에 의해 멸종의 위기에 몰렸던 매를 복원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는 인공 번식한 매를 방사해 복원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건강한 생태계의 상징인 매의 복원을 통해 생태계를 되살리려는 노력인 것이다. 이제 이런 노력들이 쌓여서 멀지 않은 장래에 매가 멸종의 위기에서 탈출할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img src='../data/imagebox/544/3696021894_xlHvc1ea_fd9fb4125645f1c085bce4d57a78de628e7cbc31.jpg' align='t' width='189' height='282' vspace='0' hspace='0' border='1'>

박진영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 turnstone@me.go.kr
 

Comments

이두열 2006.02.10 08:03
  박진영님과 함게 좋은여행 생태에 연구  질하고  오셨군요  .
추운날씨에  고생도  하셨겠구요  .
고생의보람으로  우리는  따뜻한안방에서  즐감하고  고마움을  느낀답니다  .
멸종위기에  매.......
전정희 2006.02.10 09:06
  디디티. 저는 그거 잘 압니다.
잘 아는 세대이지요.
머리에 옷에 막 뿌리고
군에 갔던 오빠 내의 안쪽에
주머니 한 개 달고 왔지요.
그 속에 디디티가 들어 있었답니다.
엊그제 같은데 벌써 까마득한 옛날
얘기가 되었네요.

디디티를
잠시 사용타가 멈춘 이유가
이 글 속에 있었네요.
권영우 2006.02.10 10:00
  어렸을 때 갑자기 병아리들이 우왕좌왕할 때,
하늘을 쳐다보면 새매가 공중을 선회하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거의 직선으로 하강하여 채가곤 했죠.
지금은 볼 수가 없더군요.
김동철 2006.02.10 12:54
  반갑습니다.
요즘 생태환경에 대하여 많은 공부를 하고 있는 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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