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식을 시키며 희한한 경험을 합니다.

몇주전 새끼울음소리를 듣고 무지무지 기뻐했다가
일주일 쯤 지나 암컷이 나온 틈에 남은 알 3개를 검사하니
3개가 무정란이었습니다. (알 껍질의 색이 진해서 착각했나봅니다)
결국 한마리만 부화가 되었습니다.

초산에 한마리가 당연한건지..

그리고 오늘... 간만에 새들을 관찰하려고 베란다에 앉아 새장들을 들여다 보다
밥통들이 있는 아래쪽 횃대에 앉아있는 아직 털이 부스스한 새끼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새끼곁에 있던 수컷이 계란노른자를 퍼 먹더니
새끼에게 열심히 먹여주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원래 암컷들이 육추하고 수컷들은 놀고만 먹는게 당연하다 들었는데...
평소 관심있게 관찰하지 못했다가 수컷이 육추하는것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대개의 '나리족'은 수컷이 '변강쇠' 노릇만 하고 다른 '쇠' 노릇은 않한다고 들었는데
우리집 '나리' 수컷은  이상하게 새끼에게 밥을 잘 주더군요...

그러더니만... 평소 암컷을 레슬링 상대 쯤으로 알고 들들볶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갑자기 암컷을 은근한 눈빛으로 보더니 살며시 다가가서 암컷에게도 먹이를 먹여주지 뭡니까???

암컷은 새끼들이 그러듯이 날개를 떨며 입을 벌려 수컷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더군요...
잉꼬들에게서나 구경할 수 있던 광경을 카나리아에게서 보고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옆방에 있는 금슬좋은 문조들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던데
지난 1년간 죽어라 싸우던 녀석들이 이렇게 돌변한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습니다.
외동딸인지 아들인지 하나 낳고서 이렇게 변할 수 있는건가...

지금도 믿어지지 않아 얼굴을 꼬집어 봅니다...에구 아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