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몽골출장기 07.. (한류열풍)

윤성일 10 792 2006.09.28 09:19
6. 무지개가 뜨는 나라

몽골사람들은 우리나라를 좋아합니다.
칭기스칸은 “동쪽으로 끝까지 가면 하얀옷을 입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우리와 동일한 민족이니 해치지 말라”라고 하는 유언을 남겼답니다.
몽골족의 정복사를 보면, 반항하면 수레바퀴보다 큰 생명체를 포함한 모든 물체는 모두 다 멸하였다고 하며 우리나라는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였다고 하죠. 이처럼 우리나라에 대한 몽골의 애정은 역사가 깊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사랑은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6.1 몽골인구의 약 1.2%는 한국에 있습니다.

놀라우시죠? 그렇지만 사실입니다. 현재 한국에 이런저런 이유로 와있는 몽골사람들이 약 28,000여명, 몽골인구가 250만인걸 생각하면 간단한 수치가 도출됩니다. 유학생들도 있지만, 많은 인원들이 생산현장에서 힘든 일들을 하고 있지요. 몽고의 평균국민소득이 년 500불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이들이 한국에서 벌수 있는 돈들은 꽤나 큰 액수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다만, 유난히 약소국민들을 서럽게 하는 일부 악덕 고용주들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외국근로자들이 적잖음을 생각한다면 마음이 아플 따름이지요.

우리나라에서 5-6년 일하다가 귀국할 때는 중고차를 한대사서, 차안을 온갖 짐(부품, 공구, 장비 등)으로 채운 다음, 선박편으로 중국을 거쳐서 몽골로 보낸다고 합니다. 한국에서의 고생은 헛되지 않아, 이런 어려움을 겪고나면 몽골에서 집도 사고, 차도 굴리면서 어느 정도 수준이상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살 수가 있다고 합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대략 택시기사의 20% 정도는 한국말로 대화가 가능할 정도라고 하니, 우리나라에 대해서 많은 지식을 가졌다고 쉽게 생각될 수 있을 겝니다.


6.2 몽골최고의 식당은 “서울레스토랑”입니다.

9년전 한국에서 건너간 사업가 분이 “자신이 식당을 지으면 당분간은 경쟁이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 결과물이 “서울레스토랑(N 47°54′31.9″ E 106°55′00.8″)입니다. 크고 화려함은 차체하고라도 식당입구에 즐비한 유명인사들의 방문사진(역대 몽골을 방문한 미국, 일본 등의 국가원수, 스티븐시걸을 위시한 영화배우 등)을 뒤로하고라도, 몽골대통령의 이취임식이 끝나면 서울레스토랑에서 피로연을 한다는 말씀에서 이 식당의 규모와 지명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장되시는 분이 제가 근무하는 학교출신으로 괜한 친근감을 보였기에 귀한 소주 좀 얻어 마셨슴다. 아싸~

요즘에는 건축업에도 진출해서, 사장께서 지은 아파트(88평이랍니다)에 현 몽골대통령께서 거주하신다고 합니다. 몽골의 귀빈으로 대접받고 계신답니다.
근디, 음식맛은 별롭띠다~~ ㅋㅋㅋ

아울러, 몽골사람들이 제일로 치는 외식은 삼겹살에 소주랍니다. 돼지를 사육하지 않기 때문에 돼지고기가 비싸기도 하지만, 그 전에 서울레스토랑을 찾을 만한 경제력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분들인지라,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면서 막연한 그리움을 가진다고 하네요.


6.3 대한민국은 몽골사람들에게는 세계 5대 강국중 하나입니다.

몽골의 국제공항은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있는 “칭기스칸국제공항”입니다. 여기서 외국으로 나가는 데는 단 5개의 노선만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동유럽의 도시였고, 나머지는 북경(중국), 동경(일본), 모스코바(구소련) 그리고 서울(한국)입니다. 이중에서 단연 서울로 향하는 노선이용도가 가장 높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중국과는 관계가 좋지 않았습니다. 몽골인들의 거주지인 겔의 입구는 항상 남쪽을 향하고 있는데, 주로 바람을 피하기 위해서이겠지만, 몽골인들은 땟놈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항상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답니다. 아울러, 사람을 때리고도 “미안해! 중국사람인줄 알았어~~”라고 변명하면 많은 동정을 받을 수 있다나요~

일본역시 그러합니다. 일본좋아라 하는 나라 어디 있나요???@$$$6%%*&^
칭기스칸 군대가 일본을 정복하지 않은 이유는 울렁거리는 바다를 두려워하는 몽골인들의 유전인자때문이었다고 하지요. 까닭에 한몽연합군을 조직했다고 합니다.

오랜 사회주의 동류인 소련에 대한 인상이야 뭐. 그다지 나쁠 것은 없습니다. 많은 몽골여성들이(몽골에서는 여자들에 대한 교육열이 높습니다. 남자야 육체노동을 하면서 살아갈 수도 있지만 여자들은 어렵지 않느냐는 인식이랍니다. 덕분에 몽골은 모계중심의 사회이지요) 모스코바대학을 포함한 소련내 대학에서 공부한 경력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정서는 5대 강국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몽골내 대학에서 한국어학과가 개설된 곳이 8곳이며, 학위를 가진 한국인들은 비교적 용이하게 대학내에 자리를 잡을 수가 있다고도 합니다(저도 이 기회에 몽골대학으로~~ 쿨럭..!!).
물론, 연예분야에서의 진출은 익히 알고 계실것입니다. 집에서 텔레비전을 퇴출시킨지가 17년째에 접어드는 제가 잘 몰라서리~~ 걍. 넘어감다..

각설하고, 참으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KOICA(한국국제협력단, http://www.koica.or.kr/)와 유사한 조직인 JAICA에서 체계적으로 몽골(혹은 전세계)로의 진출을 돕는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개인의 수완과 사업비젼에 의거한 각개전투이지요.
몽골인구 250만여, 우리나라 사람들 10만만 몽골로 보내면요, 몽골은 우리땅입니다요.

이런 맥락에서, 다른 나라를 지배해보았던 전력을 가진 국가의 마인드와 무수하게 침략을 받았던 국가의 기본적인 마인드 차이를 여실히 느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강국이더군요..

다음편부터는 미국의 몽골침략전략을 까발리겠습니다.


사족으로, 전 외국출장을 가더라도 구입하는 것이라고는 그 지방에서가 아니면 구할 수 없는 책으로 국한되어 있습니다. 도대체가 사고 싶은 것이 있어야죠? (아~ 술도 있군요) 죄송합니다. 책과 술입니다.

3주전에 있었던 일본 출장에서도 책 4권 사왔습니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일본제품을 보면, 이쁘고, 사고 싶고, 가지고 싶은 것들 천지 였는데, 지금은 도체 그런 느낌을 주는 것들이 없더군요..

이젠 늙은 것인지? 소유에 대한 감정이 무뎌진 것인지?

우리나라는 강대국입니다. 다만, 실속이 없어서 탈이긴 하지만요(차는 잘 만드나 엔진은 수입이요. IT 강국이라 하나 컴의 칩, 핸드폰의 안테나 조차 수입하는 처지이니~~ 우리나라처럼 원천기술도 없이 꿋꿋한 나라는 없을 것입니다).

appaloosa..

추신.. 한류열풍과 부합되는 사진이 없어서리~~ 일상생활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윗사진은 위성전화를 대여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거리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슴다.. (사진이 삐꾸가 났군요.. 죄송함다..)
아래는 귀하디 귀한 양배추를 사려는 사람들 행렬이구요..

Comments

용환준 2006.09.28 09:37
  윤성일님 덕분에 몽골 구경 잘하고 있습니다.
박상태 2006.09.28 10:01
  이번 회는 특히 재미있었습니다.

우리와 관련된 내용이라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이들과 우리와의 관계는 앞으로도 잘 유지되었으면 좋겠네요.

특히 악덕 기업주로 인한 또 우리 사회의 편견으로 인한 몽골사람들의 피해의식이 커지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도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인들은 이런 것은 안하고 맨날 싸움박질이니 쩝...

윤성일님을 국회로....ㅎㅎㅎ
권영우 2006.09.28 10:06
  위성전화 대여점.....
필요는 발명을 낳는군요.
갈 수록 재미가 있네요.
내실있는 강국으로 도약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김갑종 2006.09.28 10:35
  기억 안 나는 항로는 발칸 즉 소피아일겁니다.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중에는 일제하에서 항거하던 연의전 학생 2명이 몽고로 숨어 들어
의술을 전파 봉사한 감사의 동상이 울란 바토르 공원에 세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몽고에서 제일 오래되고 큰 무료병원도 큰 역활을 합니다.
윤성일님의 몽골기를 읽고 있으면 세세한 자칫 놓치기 쉬운 일부분도 눈을 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유능한 가이드가 옆에서 역사와 앞으로 펼쳐질 훗날까지 고치 실 풀어 헤치듯
술술 기막히다는 겁니다.
탄복하고 있습니다.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정병각 2006.09.28 11:23
  윤성일님의 출장기 잘보고 있습니다.
책상에 앉아 멀고먼 몽골 땅의 생활상을 생생히 접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네요.

그러나 오늘 원고 중에 잘못된 부분이 있어 이의를 달고자 합니다.
다름 아닌, “차는 잘 만드나, 엔진은 수입이요..”라고 쓰신 부분인데

우선, 현대차는 엔진을 수입하는 것이 전혀 없음을 밝혀둡니다.
오히려 일부엔진의 경우 외국에 로열티를 받고 팔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현대차, 아니 한국자동차의 기술수준은 이제 엄청나게 발전한 거지요.
그러므로 ‘한국차는 기술수준이 아직 낙후하다’는 식으로
아직까지 70~80년식 고정관념을 그대로 갖고 계셔서는 곤란합니다.

단, 엔진에 들어가는 일부 극소수 부품을 수입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입의존은 현대차뿐 아니라 GM, 포드, 도요타 등
세계 톱메이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개발이나 생산효율을 감안한 수입일뿐이지요.

추후 필요하면 보다 상세한 내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정병각 2006.09.28 14:39
  조금만 더 보충합니다.

현대차가 엔진의 일부 부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특정회사의 특허권 이 살아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경우라든지,
생산대수가 얼마 안돼서 막대한 개발비를 투자하기보다는 그냥 수입하는 게 낫다든지 등등
개발이나 생산효율을 감안한 수입일 뿐이지요.

참고로 더 말씀드리면,
현대차가 생산하는 엔진 가운데 입실론, 알파, 베타, 감마엔진의 경우는
수입의존도가 현재 1%에 불과하고,
상용차엔진인 1톤엔진과 A엔진은 5% 정도이며, 디젤엔진인 U엔진과 D엔진은 7% 정도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본 현대차 엔진의 수입의존률은 4.5% 가량이지요.

그런 만큼 이제는 한국차의 기술수준을 우리 스스로 비하해서는 안됩니다.
자부심을 가져야지요.
외국 메이커들조차 한국차를 경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혹시라도 본 리플에 대한 오해는 절대 마시구요,
앞으로도 좋은 원고 계속 부탁드립니다.
원영환 2006.09.28 20:57
  글을 읽을수록 흥미롭고 재미 만점입니다....다음편이 기대됩니다...^^*
류시찬 2006.09.29 10:07
  윤성일님께 몽골에대해서 많이 배우고 생각하게 됩니다.
평소 마음속에 몽골과는 동질감을가지고 가까움을 느끼며,
우리나라 근로자로 들어온분들께 접촉할 기회가 된다면
좀더 따뜻하게 대해주어야 될것 같습니다.
김혁준 2006.09.29 12:24
  몽골.. 멀고도 가까운 곳인것 같네요
정연석 2006.09.29 16:53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징기스칸의 유언때문에 고려를 해치지않고 사위 삼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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