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50년만의 고백

김갑종 12 709 2007.11.07 16:58
    50년만의 고백
  날마다 책상 위에 연필깍이 칼로 금을 그어  그 선을 넘어 오면 무조건 쥐어 박기를 하였지요.
일주일 정도 지나서는 내 짝지 책상은 콩알보다 더 작아졌지요.
결국 책상 밖으로 쫒겨난 여학생은 훌쩍거리고 나는 낄낄대며 즐거웠지요.
그러던 어느날 "갑종이 너 울엄마가 보쟌다. 교실밖에서 기다릴테니 빨리나와!"
나는 저거 엄마한테 두들겨 맞을까봐 바깥동정을 살피며 교실에서 나갈 수 없었답니다.
지은죄가 많아서랍니다.
"빨리 안나오면 교장실에 일러 바치려 간다니 빨리나와라.""
할 수 없이 따라나갔답니다.
"허, 그놈 잘 생겼네.우리 채련이와 사이좋게 지내거라."면서 눈깔사탕 한 주머니를 주고 가셨답니다.
채련이 엄마와 이모는 키도 크고 눈도 크고 셋이 꼭 닮았더이다.
돌맹이로 눈깔사탕을 깨트려 사이좋게 나누어 먹으며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하늘 높이 날아라.
우리 비행기
목소리없는 노래를 열심히 불렸답니다.

올해 101주년된 남해초교에서 실로 50여년만에 학교교정에서 동창회를 열었답니다.
마이크에 대고" 3학년1반 눈이 큰 키다리 여학생을 찾는다"고 하였더니
이름은 반채련이며 아버지가 경찰이라 3학년만 다니다 마산으로 갔다고 하네요.
결혼하고 미국에서 잘 산다고 합니다.
전화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얄궂은 기억이 생사람 잡네요. ㅎㅎ

Comments

김갑종 2007.11.07 17:33
  사진은 삼백칠십명 졸업생 가운데 102명이 참석했었는데 객지아이들만 모여서...
옛날 학교는 정문 들어서면 넓은 운동장이 펼쳐지는데 요즘 새로 만드는 학교는 실내체육관으로 충족합니다.

권영우 2007.11.07 17:44
  전 손이라도 잡았나 했지요.
돌아오시는 길에 눈깔 사탕이나 사서 물고 오셨을 것 같네요.
저도 임관하여 통신학교에서 훈련받을 때 만났던 그 초등학교 동창이 어디에 사는지 궁금하네요.
전신권 2007.11.07 17:53
  참으로 멋진 추억을 간직하고 계시네요.
저는 여학생보다는 담임선생님을 물구덩이에 빠뜨렸다가
단체기합을 받았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손용락 2007.11.07 18:27
  난 또 무슨 수필인가 소설인가 이런 멋진 글이 있나 했는데 진짜 고백담이었군요.

다~ 한자락씩 추억에 담긴 얘기네요.
나도 초등학교 전화해봐야 하나.... 동창회 안하냐고???
초등학교는 고사하고 대학 동창회도 안가는 넘이..... 쩝~

근디 권영우님은 OBRC 출신이신가 보다....
지는 RRC 출신인디요....
자그마치 그곳에서 52주 동안 놀았으니....
그때는 낙엽이 직각으로 떨어지던 시절이긴 했지만서도,
물론 소위와 일등병이라는 하늘과 땅 차이 였지요....ㅋ
박동준 2007.11.07 21:57
  참으로 아련한 추억 이시군요~
조봉진 2007.11.07 22:30
  되돌아보면 아련한 기억들이 젊어지시게 하는가 보네요?^^*
하긴 초등학교 동창이 제일 만만하고 격의없더군요!!
철없이 만나서 지금도 만나면 철부지처럼 노니까 그런가봅니다.ㅎㅎㅎ
박상태 2007.11.07 23:22
  아련한 추억이네요.. ^^

그 친구를 이번에 만나보셨더라면 오히려 그 추억은 망쳐졌을지도 모릅니다....ㅎㅎㅎ
김대중 2007.11.07 23:48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저도 여자 짝꿍한테는 웬지 책상에 줄긋기를 하곤 했습니다.
어렸지만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70명 졸업생이라면 모르는 동창생이 없겠습니다.
그만큼 많은 정을 나누었으리라 짐작됩니다.

저는 광주에서 제일 큰 학교를 나왔는데 저와 동기생이 아마 2,000명이 넘을 겁니다.
한 반이 100명 정도 였고 23반(?)까지 있었으니까요..
기억나는 친구가 몇 있는데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두호 2007.11.08 11:04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이군요.
그냥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게 더 좋을것 같습니다.
옥대성 2007.11.08 11:38
  강산이 5번 변했건만 그때 그시절 기억은
어렴푸시나마 떠오르지요
이글을 읽고 잠시 긴 새월을 희상하는 시간이 됬네요
박기변 2007.11.08 21:51
  전 국민학교 3학년때 2반 이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오래 지났는지 친구들 얼굴이 가물가물 하네요!!

아직 동창회는 없었지만

엘범에 손이 갑니다.
김갑종 2007.11.09 15:15
  샌디애고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ㅎㅎ
"니가 갑종이가?"  "동창회서  첫사랑 찾는다고 방송했다며?"" 보조개 들어 가는 머시마가 맞제?"  "우리 아버지가 너 잡아 죽일려고 했다"
"내년 5월쯤에 딸내미 결혼식하려 서울 들어 갈끼다.""복아허고는 자주 연락하니 한번 만나자."........
얼떨떨해진 저는 그래, 그래만 되풀이하는 전화였답니다.
타국에서 무척 쓸쓸한 생활인가 봅니다.
늙어 할머니 할배가 첫사랑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주책바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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