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잣
김갑종
일반
14
689
2008.03.10 15:28
새벽부터 베란다에서 파다닥거리는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번식철에 흔히 듣는 짝짓기 소리에 괜히 흐믓하기도 했습니다.
일주일만에 계란을 삶아 넣어 주다가 보니
이번에 수입된 아지 새장안의 흰수컷의 두건이 홀라당 벗겨져 있었습니다.
민머리독수리는 바닥에서 씩씩거리고 있고
주인이 보는 앞에서 흰 얼룩이 암컷이 지 서방을 깔고 앉아 무섭게
머리를 쪼아대지 않겠습니까?
세상에
세상에
아지 성질 고약한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포악한 여편네가 있을까?
아무래도 낌새가 이상하여 흰얼룩이를 잡아 거시기를 까보니
그기에는 참으로 굵고 튼실한 잣알이 달려있었습니다.
"아이구 금년 농사 또 망했네."
"낭패네."
"정말로 파이다."
잣! 일곱 알이요~~~
먹을 수 있다면 날름 입안에 넣어 버리겠으나....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할런지....
그 튼실한 잦...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빨리 다른곳에 연락하시어서 쌍 잡으셔야지요~
벌써 포기 하시면 어떻합니까?
이참에 식혜나 수정과나 해서 드십시오.
잣알 둥둥 띄워서....
어쨌든 이제라도 확인이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얼른 두툼한 고구마 둬개 구해야겠네요....
우짜면 새 보는 눈살미가 저리도 없으실까....
운영자 추천 취소해부러 말어...?? ㅋㅋㅋ
우짭니까? 할 수 없네요... 거 참...
올해 기대가 정말 크셨는데...으...
올해도 아지 이상한 암컷과 짝지어 괴상한 녀석들은 나오겠지만 기대도 희망도 싹 가셨습니다.
희망의 봄이 노오란 황사보다 더 노랗습니다.
검은 망토를 뒤집어 쓴 마귀할멈도 좋으니 제발 고구마로 변했으면 원도 한도 없겠습니다.
우얍니까, 이거.....
댁에서도 발정이 서로 안 맞을 경우 머리털을 다 뽑아 버리는 포악한 습성을 가지고 있고
심할 경우 죽이기도 하는 것이 아지들의 번식이니 기다려 보라면서 위로를 합니다.
흰얼룩이가 우는 것을 봤느냐?고 하여 돌이켜 보니 우는 것을 단 한번도 보지를 못했습니다.
기다림의 아지번식, 정말 기다려 봐야 겠습니다.
날마다 칸막이 사이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엿봐야겠습니다. 후 후
이거 참 야단났습니다.
위로해드려야 하는데... "잣"이란 말씀이 우스워 웃음이 납니다.
배울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ㅎㅎㅎㅎ
하정국님의 판단이 옳았습니다. 카에 있어서는 저는 아직도 한참 멀었나 봅니다.
게시판을 잣타령으로 도배하여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