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새들은 떠나 보내며.....

김성기 10 669 2008.07.26 15:27
7월 초인가?
모 공항 안내양과 입씨름이 벌어 졌습니다.
비행기 편으로 새를 가지고 가려는데,
가능한 마릿수 하며 특별히 신경써야 할 조항들은 있는지....
두 항공사(ㄷㅐ, ㅇ ㅏ)가 모두 일인당 한마리 밖에 소지할 수 없다라고 하네요~
그것도 딱딱한 어투로...
어쩌겠습니까? 한참을 실갱이 벌이다가 화물쪽으로 눈길을 돌렸지요~
언젠가 비행기로 스물몇마리가 내려간것이 생각 났거든요~
(우리집에 제주산 하얀파이프 올라 오던 날이였습니다)

우선 아 항공사...
엽때여~??? 새는 몇마리까지 보낼 수 이떠염~???
"이동용케이지 안에 10마리 이하는 가능합니다." <==이때가 7월 첫주 였습니다.
"제가 가지고가야 할 새들이 열 하고도 서너마리쯤 될것 같은데 가능한 마리수를 알려 주십시요"
"담당 과장님께 물어보고 연락 드리겠으니 연락처를 남겨 주십시요"
"알겠습니다... 굉일유게~ 유꽁공에~ 삼삼삼하구요~ 칠 인뎁쇼~"
"연락 드리겠습니다"
이러고 몇일이 지나가드라구요~
중략

그리고 ㄷ 항공사...
"엽때여~칠월 이십육일날 제주로 가는데요, 새를 가지고 갑니다. 몇마리 까지 가능해요?"
"아마도 열 다섯마리 까지는 가능할겁니다"
순순히 대답을 하더라구요~
아 항공사에 가서 안되면 대 항공사로 가서 붙일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 했죠~
물론... 여름철이라 한낮에는 온도가 많이 올라감으로 오전 8시 이전에만 발송이 가능 하다는 소리를 들었지요~

그리고 오늘 아침 7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우선 ㄷ 항공사....
계근대 위에서 무게 측정 하고,
접수증에 받을분, 보내는시키 이름적고, 연락처 적고....
접수하는 여직원에게 접수증 내밀었는데...
"어머?? 새 이네요?"
"새는.... 잠시만요~"
어디론가 전화를거는 여직원...(인상만 고우면 머하냐?)
(그리고 또하나... 대부분의 운송에 관한 직무전문가들은 다른쪽에서 근무하나??)
"저기요~~ 여러마리는 안된데요~"
한 케이지에 4마리 밖에 보낼 수 없답니다.
합해서 여덟마리 이니깐 새장이 하나만 더 있으면 되는데....
그럼 운송비는 어찌 됩니까?
물건이 두개면 두배로 내야 하는 겁니까?
그리고, 이렇게 비가 좍좍 쏱아 지는데 인천까지 다시 갔다가 오라구요?
그럼 시간 넘어서 안된다고 할꺼고???
저같이 부처님 가운데토막같은 선량한 시민도 그순간에는 승질이 안날수가 없었답니다.
여직원 왈~
조오기 이마트에가면 새장 있는데... 이렇게 이야기 하더라구요~
"됬거등요~~ 우리집에도 새장 많거등요!!!!!!!!!!!!!!!!"
한참을 더 옥신각신 했습니다.
담당자 나와라~ 책임자 나와라~
담당자 자리 비움! 책임자 출근전... ㅠㅠㅠㅠㅠㅠ
여직원이 무슨죄가 있습니까?
그냥 확~~~ 뻐뻐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참고 나왔습니다.
(참고사항: 제가 양치를 안한지 석달열흘이 되다보니 침이 독하거든요~ 아마도 제가 뻐뻐를 하면 볼테기에 버짐 생길겁니다)

이번엔 아 항공사 화물청사로 갔습니다.
비는 주룩주룩 내리지요~
케이지 속의 이쁜녀석들은 비좁다고 짹짹 거리지요~
내일 또 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으니 기운도 쭉~ 빠지지요~
아 항공사 화물청사 안...
역시 계근대 위에 물건을 올리고 무게를 측정한 뒤 접수대로 갔는데....
어라~~~~~?
이게 또 뭔 소리랴~?
살아있는 생물은 7월20일 부터 8월 30일까지는 운송금지... 라는 안내문이 접수대 책상위에 있는게 아닙니까?
접수증 쓰다말고...
"여보슈 아가씨~ 이게 무슨 소리 입니까"
"내가 이 모 과장님하고 통화를 할때에도 이런 소리 없었는데... 무슨 말이죠?"
그랬습니다. 제가 첨으로 아 항공사에 전화를 했을때 받았던 그 아가씨가 접수대 담당 이였었습니다.
통화 했던 기억을 되새기면서...
"네에~~ 그때에는 이런말 없었지요~ 죄송하지만 20일날 이렇게 공문이 내려와서...."
ㅠㅠㅠㅠ
이 상황에서 눈 안돌아갈 남자 있으면 꼬리글 달아 보십시요~
제가 누굽니까?
승질 드럽기로는 우리나라에서 둘째 가라면 이민보따리 쌀 사람 아닙니까?
동화책의 주인공 놀부가 저를 보더니, 주먹을 내시지요~ 전 가위를 내겠습니다..... 이랬다니깐요~
암튼.....
윗 책임자 불러와라~ 이 모 과장 아직도 출근 안했냐~ 등등... 한 승질부렸습니다
나랑 통화한 내용들이 녹음되어 있을테니 참고자료로 가지고 와라~
그러면서 물끄러미 새장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녀석들도 떠나기 싫은지 맑은 눈동자에 이슬이 고이는듯 보였습니다. <==순전히 나만의 생각....*^^
잠시후 다른 남자 과장이 오더니,
여직원과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안듣는척 하면서 두사람의 대화를 들어보니,
"저분이 7월초 부터 전화통화 한 사람인데요오~ 마릿수 의논하고 날짜 의논하고... 전화 많이 하신 분이예요"
(으흐흐흐~~` 승질낸 보람이 있군..... - ____ - ;;)
보내주는걸로 결론을 내리더라구요~
저야 뭐~ 오늘 아니면 내일 또 오면 되지만,
그 두사람은 화물운송에 관한 담당자들이기 때문에 성의를 보여준것이라 믿습니다.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그 고마움을 농담으로 한마디 던졌습니다.
접수대 위에는 업무보는 담당자의 사진을 올려 두거든요~ 그것을 보고 한마디 했습니다.
혼잣말인체 하면서 다 들리도록....
"자기 사진 올려다 놔야지, 탤런트 사진을 왜 여기다가 올려 두었데?"
그 순간.... 담당여직원의 입이 귀에 걸리는걸 저는 목격했습니다.
아마도 오늘하루의 피곤함을 없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그렇게...
생쑈를 해가면서 보내는 날짜를 맞췄습니다.
그동안 AI 때문에 제주로 가지 못했던 녀석들....
저희집에서 저와 많은 정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내는 마음또한 무척 아쉬웠습니다.
화물콘베어위에 올려지는순간....
"너희들 주인은 나보다 더 많이 아껴주실게다~~ 건강하게 오래 살으렴~" 이렇게 이별의 인사를 했습니다.

함께 발송한 새들 중에,
제주에서 올라온 흰색파이프의 유일한 새끼를 함께 보냈습니다.
아낌없이 베풀어주신 성의에 감사의 보답으로.....
그녀석이 419번 입니다.
애비:흰색파이프, 어미"Self Green Fife"... 혈통서까지 만들어서 보냈습니다.
제가 이곳 카사모에 와서 제가 키워낸 새끼를 처음으로 우리집 밖으로 내 보냈습니다.
섭섭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뿌듯합니다.
이제 하나둘씩 밖으로 내 몰아야 합니다.
열마리 넘기지 않기로한 약속....
지키긴 지켜야 할텐데.... 벌써 노르위치 두어놈을 봐 두고 있으니...

Comments

김영호 2008.07.26 16:02
  시원 섭섭 하시겠습니다.

제주로 새 보내는것이 장난이 아닙니다.

아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용환준 2008.07.26 17:15
  김성기님 글을 읽으니 좁은 땅 덩어리 한 나라 속에서도 어려움이 많군요.
그런데 고생하신 글을 재미있게 쓰시니 고생했다고 해야 하나요?
아무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재용 2008.07.26 19:36
  새들이 저보다 나은거 같읍니다
전 제주도 한번도 못가봣거든요^^
아쉬움이 크셨겠지만 좋은곳으로 보내졌으니
맘으로나마 위안을 삼으시지요
조봉진 2008.07.26 20:25
  크크크.............!
그래도 좋은 성격 이구만요!!^^*
제가 그런 상황 이었다면  공항이 마비 되었을텐데...........!!

그나저나 무조건 방출하다가 내몫은 잃어버리지는 마슈~~~~~~~
성적이 좋다니 덩달아 기분이 좋네요!!^^

풍란은 잘 자라고 있나요???????????
배락현 2008.07.26 20:30
  고생 많으셨네요!!!!
전엔 마리수 제한이 없었는데...하절기라 까다롭나보네요!!
오늘 제주엔 안가셨나보네요!! 혹 저땜시.............
오전엔 여기 저기 둘러보고 오후엔 잠시 짬을 내어 어제 승리의 기분만 믿고
한 판 붙었는데......결과는 3:0 입니다.
누가 이겼는지는 말 안하겠습니다.
곽선호 2008.07.26 22:00
  정말 고생하셨네요..
끝까지 투쟁하시어 보내신 노력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만일 그런 상황이면.. 그래요.. 그럼 어쩔 수 없지요 뭐..
하고 뒤돌아서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정병각 2008.07.27 14:09
  "자기 사진 올려다 놔야지, 탤런트 사진을 왜 여기다가 올려 두었데?"
....

정말 센스있는 김성기님,, 너무 멋지십니다요...
정효식 2008.07.28 09:21
  카운터에 근무하는 아가씨의 뽀샵 솜씨가 대단한 모양입니다.

아마도 호박을 수박으로 맹근 모양입니다.

얼마전 여직원 두명이 입사를 하였는데 뚱뚱한 아가씨는 위아래로 늘리고

홀쭉하게 마른 아가씨는 옆으로 늘렸더라고요.

나는 두사람의 사진이 바뀐줄 착각했고요.
김갑종 2008.07.28 09:31
  결국 창구 아가씨와 썸씽를 했다는 이바구이네요.
새 예쁘다고 하여 한 마리 주고 온 이바구는 빼 먹었네요. ㅎㅎ
수고하셨습니다.
요즘 유가 폭등으로 빚어지는 공항의 시비들이니 참고하시기를...............
전신권 2008.07.28 09:52
  그렇게 고생하며 보내주신 새들이 잘 정착하여 잘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무런 댓가없이 잘 길러 주시고 또 한마리까지 이쁘게 혈통서까지
만들어 보내 주신 정성에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이곳은 새가 나가기는 쉬워도 들어오기는 어려운 곳이니....

역시 김성기님이시니 일을 잘 처리해 주셨네요.  더운 여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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