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모정담란

아침 단상

전신권 3 758 2008.11.13 08:30
오늘은 수능이 있는 날.

수능날이면 어김없이 쌀쌀한 날씨로 인하여 더욱 가슴졸이게 하였던 기억이

근자 들어서는 따뜻한 날씨로 바뀌어 그나마 위안이 되는 아침입니다.

지금은 감사의 계절.

일년동안 땀흘려 농사한 수확물을 거두던 그 기쁨을 표현하며 즐거워 하던 그 때.

그러나 농경사회를 지나 산업 사회를 거쳐 정보화사회를 지나고 있는 즈음 그런

추수 감사의 기쁨은 마음 속에 어릴 적 추억으로만 남고 색이 바랜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만 다가오고 어려운 현실만이 자꾸 우리를 움추려 들게 하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전쟁의 폐허 속에서 허리띠 졸라매며 춘궁기를 보냈던 부모님들의

고생을 바탕으로...

부평공단을 비롯한 공단에서 애쓴 누나들의 땀으로...

중동의 모래바람을 맞으며 뜨겁게 벌어온 돈을 통하여..

고급인력인 형님과 누나들이 독일의 광부와 간호사가 되어 벌어들인 그 피같은 돈으로..

남의 나라 전쟁에 용병으로 나가 죽음으로 벌어온 돈을 통하여..

일궈온 이 땅의 풍요가 자꾸만 내부의 부패와 외부의 힘에 의해 무너져 가는 느낌을 받는 즈음..

 
 그동안 가난하여 하루 두 끼도 먹지 못하던 기억이 아직도 내 나이에는 생생한데

너무나 현실의 풍요속에 안주하다 보니 과거로 부터의 오늘에 이르게 한 감사의 조건들을

모두 잊어 버리고 눈 앞의 현실에만 불만스러워 하는 내 자신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제까지 살아온 지난 날을 돌아보며 앞으로도 지켜 주실 것을 굳게 믿고 감사하며 보내는

이 계절이 되길 소원해 봅니다.

이제는 밥상머리 앞에서 질긴 쇠심줄을 씹으시며 참으로 맛 있으시다고 하시던 어머님의 속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반백이 넘는 나이가 되다보니 그 때의 어머님이 그립기도 합니다.

무엇이 있기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는 그 과정 속에 인도하신 그 분이 계셨기에..

나라와 민족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하늘의 도움이 이 땅에 주어졌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음을 감사하며

또한 미래에 주어질 이 민족을 향한 축복이 있음을 굳건하게 믿기에 아무리 오늘의 현실이 어려워도

그 밝은 미래를 바라보며 긍정의 힘을 가지고 전진해 나가는 이 민족임을 바라보며 희망을 가져 봅니다.


너무 거창하게 들리는 말일지 몰라도

이는 오늘의 삶에 열심을 다해 나가는 삶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또 시험을 보는 우리들의 아이들과 같은 마음으로 간절하게 오늘을  살고 싶습니다.

Comments

김갑종 2008.11.13 09:25
  아드님 수능 시험 잘 보기를 기원합니다.
입시생 부모님의 간절한 마음을 읽었습니다.
힘내십시요.

이재용 2008.11.13 09:38
  그 동안의 노력에  좋은결과 있길 바랍니다.
시험 끝나면 위 애들중에 좋은넘으로 골라잡아
몸보신과 함께 많은 격려 해주셔야 할듯합니다.
김영호 2008.11.13 09:50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잘 읽었습니다.
지나간 세월들이 생각나게하는 ........ 현실을 소중하게 받아드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해야 되겠습니다.
오늘 하루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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