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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고혈압, 고지혈증,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의 가장 큰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다. 지나치게 많아진 체지방이 혈관 내벽에 쌓이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최근 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에비던스'(NEJM Evidence)에는 중증 비만이 고혈압, 수면 무호흡증, 당뇨병 등 16가지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체지방의 양만 중요한 건 아니다. 지방이 어디에 분포해 있느냐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진이 대규모 의학 데이터베이스 프로젝트인
야마토 동영상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40~69살 성인 2만1천여명의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분석해, 복부와 근육, 간, 엉덩이, 허벅지 등 다양한 장기와 신체부위에 분포한 지방이 심혈관 나이(cardiovascular age)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살펴본 결과를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했다. 심혈관 나이란 심장과 혈관이 실제 나
파칭코하는법 이와 비교해 얼마나 노화됐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심혈관 나이는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흡연 여부, 체질량지수(BMI) 등을 바탕으로 계산한다. 심혈관 나이가 높으면 다양한 유형의 세포와 조직, 장기가 점차 손상되면서 심장질환, 뇌졸중 등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 결과는 우리가 익히 아는 것과 다르지 않다. 복부 비만을 부르는 내장
낙폭과대주 지방이 심혈관 노화와 가장 관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 에너지를 저장할 뿐 아니라 호르몬이나 사이토카인 등의 신호 전달 분자를 분비한다. 이런 신호 전달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염증이 유발된다. 근육 지방과 간 지방도 심혈관 노화와 일정한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마토릴 두 장의 전신 자기공명영상(MRI) 사진. 왼쪽 환자의 내장 지방(빨간색)과 피하 지방(파란색)이 더 많은 걸 보여준다. AMRA Medical 제공
체질량지수는 심혈관 나이 예측에 부적합
흥미로운 점은 남녀간의 차이다. 남성의 경우엔 복부 피하지방과 안드로이드 지방, 심
다우CME 혈관 나이가 비례 관계를 보였다. 안드로이드 지방이란 배가 불룩하게 나와 사과 모양의 체형을 만드는 지방으로 남성형 지방으로도 불린다.
여성의 경우엔 사정이 좀 더 복잡했다. 내장, 간, 근육 지방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에게도 해로웠다. 그러나 엉덩이와 허벅지에 축적되는 여성형 지방(배 모양의 자이노이드 지방)은 폐경 전에는 오히려 심혈관을 보호하는 양상을 보였다. 여성형 지방이 많은 폐경 전 여성은 여성형 지방이 적은 여성보다 심혈관 나이가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이 지방이 심장을 오히려 보호하는 쪽으로 작용한다는 걸 시사한다. 하지만 폐경 후에는 이런 효과가 사라졌다. 이는 폐경 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 심장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과 일치한다.
이번 연구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체질량지수(BMI)는 심혈관 나이를 예측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체질량지수가 같더라도 지방 분포에 따라 심장 질환 위험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커대 과체중 여성의 31%는 체지방량이 정상이었다. 과체중 남성의 11%도 체지방량은 정상이었다.
전신 MRI 촬영 장면. MRC의학연구소 제공
이런 불일치가 일어나는 이유는 체질량지수는 근육과 지방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근육질 운동선수와 보통의 성인은 모두 체질량지수가 28일 수 있지만, 체중이 근육에서 비롯되었는지 내장 지방에서 비롯되었는지에 따라 심장 질환 위험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데클런 오레건 교수는 “이는 체중만이 아니라 지방이 어디에 있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체질량지수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허리둘레를 주의깊게 살펴 관리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논문 정보
Sex-specific body fat distribution predicts cardiovascular ageing Open Access. European Heart Journal(2025)
https://doi.org/10.1093/eurheartj/ehaf553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