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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공천 청탁 대가로 김건희 여사에게 그림을 선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민 전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금명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관계자는 10일 "어제 조사에서 물어보고 싶은 부분에 대한 조사는 다 완료했다"고 밝혔다.
김 전 검사는 현직 검사 시절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은행 고정금리 공천을 받기 위해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From Point) No.800298'를 구입해 김 여사 측에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전날 13시간에 걸친 특검조사를 마치고 귀가 전 만난 취재진 질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그림은 제가 사서 제가 소유했던 그림이 아니고 김진우씨의 요청으로 제가 그림을 중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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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림을 팔려고 하는 업체 쪽에서 구매자가 신분이 보장된 사람에 대해서만 판다고 했었다"며 "김진우씨 측에서는 혹시나 김건희·김진우 일가가 그림을 산다는 정보가 새나가면 그림이 최소 두세배 뛸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특별히 (김진우씨의) 신분을 숨기고 사달라고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김 전 검사는 이 그림이 '위작'이라고도 주장했다
텝스 고사장 . 특검팀 조사에서도 똑같은 진술을 했다고 한다.
그는 "(그림을 구매할 당시) 위작일 경우 중개 업체가 도산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업체 신뢰성을 담보하고 중개했다"면서 "지금 위작이라는 게 밝혀져 상당히 곤혹스럽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그림을 2023년 초 쯤 약 1억 2000만원을 주고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연봉 서울 인사동의 한 화랑에서 구입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 김 전 검사는 대검찰청 공판2과장(부장검사)으로 재직 중이었다.
같은해 4월 25일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검사로 발령을 받은 김 전 검사는 그해 추석 직전 "저는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며 "기대와 성원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지역사회에 큰 희망과 목표를
통신요금연체 드리는 사람이 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낸 사실이 국정감사를 통해 폭로됐다. 대검찰청도 사실상 총선 출마 선언으로 판단했다.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이 즉각 감찰을 지시했으나 김 전 검사는 12월 28일 제22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하고, 개인 SNS를 통해 출마 전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홍보했다. 이 총장의 추가 감찰 지시에도 김 전 검사는 이듬해 1월 6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가 출마하려던 곳은 고향인 창원·의창으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지역구였다.
김 전 검사는 대전고검 검사직무대리로 발령받은 뒤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고 2024년 3월 퇴직 후 총선에 도전했지만 결국 공천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약 5개월만에 국가정보원장 특보로 영전했다.
'공천개입 의혹'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 전 검사는 김 여사 친오빠의 부탁으로 그림을 구입해줬을 뿐이라는 주장이지만 특검팀은 일련의 과정이 '총선 공천'을 받기 위한 계획적 행동이었다라고 의심하고 있다. 현직 검사 신분으로 영부인 친오빠 부탁을 받아 거액의 그림을 구입한 뒤 명절에 맞춰 지인들에게 출마를 예고하고 감찰 중 출판기념회를 강행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여사의 직접적인 개입 의혹도 이같은 정황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전 의원 뒤를 봐주던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주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24년 2월 16일부터 19일 사이 김 전 검사를 경남 창원·의창으로 출마시키기 위해 이곳을 지역구로 두고 있던 김 전 의원이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변경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명씨 주장에 따르면, '김 검사가 조국 수사 때 고생을 많이 했다. 그 사람 좀 챙겨주라'라고 했다고 한다. 김 전 검사가 검찰에서 나오기 직전이다. 명씨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 김 전 의원이 그 대가로 공기업 사장 자리를 제안 받았다고도 주장한 바 있다.
반면, 김 전 검사는 의혹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전날 소환된 그는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자리에서 "저도 수사를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지만 수사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될 부분이 확증편향의 오류"라고 주장했다. 특검이 판을 짜놓고 수사 중이라는 주장이다.
김 전 검사가 그림 구입을 부탁했다는 김 여사 친오빠는 11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이 예정됐으나 돌연 불출석하겠다고 특검에 통보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변호인이 일정과 관련해 사정이 생겨 출석이 어렵다는 사유를 제출했다. 김씨의 건강상 사유가 제시된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25일 그림을 김씨 장모 집 압수수색에서 찾아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 전 검사의 주장대로라고 해도 무엇보다 현직 검사가 영부인 일가의 심부름을 맡아 거액의 그림을 사다 줬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 법조인은 또 "그림을 건넨 시기가 총선과 상당기간 떨어져 있다고 해도, 이후 총선 준비와 감찰 중에도 사실상 선거운동을 강행했다는 것은 믿을 만한 구석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했다.
영장전담 부장판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특검팀이 준비된 조사를 다 마쳤다는 설명은 추가 소환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로 이해 된다"면서 "김 전 검사가 특검 수사를 확증편향의 오류라고 한 부분이나 그림이 위작이라는 주장은 구속사유 중 증거인멸의 염려로 판단될 수 있다"고 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전날 김 전 검사의 '확증편향' 주장에 "피의자의 자기 방어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특검팀은 문제의 그림이 위작인지 여부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전문가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와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에 각각 감정을 의뢰했는데,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는 '위작'으로,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진품'으로 서로 다른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작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혐의 성립에는 문제가 없어보인다는 게 법조계 평가다. 금전적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정치자금법상 '금품'인 점은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양형상으로만 차이가 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